▲ 5대은행 이익원천 예대금리차 '2년반내 최대'…3%대 예금 사라져
주요 시중은행의 이익 기반인 예대금리차(대출-예금 금리)가 길게는 2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은행 예대금리차가 줄어들지만, 은행들이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대출금리 상승으로 대처하면서 상대적으로 대출금리의 인하 속도가 늦어진 결과로 해석됩니다.
더구나 은행들의 예금금리 3%대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어 앞으로 예대금리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실제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1.29∼1.46%포인트(p)로 집계됐습니다.
이 예대금리차는 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 상품을 빼고 각 은행이 계산한 결과입니다.
저소득·저신용 서민 대상의 정책금융 상품의 금리가 높아 이를 많이 취급할수록 예대금리차가 커지는 왜곡 현상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의 예대금리차가 1.46%p로 가장 컸고, 이어 신한(1.42%p)·하나(1.37%p)·우리(1.34%p)·KB국민(1.29%p) 순이었습니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의 1월 예대금리차가 5.33%p로 1위였습니다.
2∼4위의 한국씨티은행(2.61%p)·토스뱅크(2.43%p)·광주은행(2.08%p)·BNK부산은행(1.98%p)도 2%p 안팎에 이르렀습니다.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 확대는 금리 하락기에 매우 이례적 현상입니다.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시기에는 보통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 예대금리차가 줄어드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상당수 국내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오히려 작년 8월 이후 지난 1월까지 대체로 계속 커지는 추세입니다.
작년 7월과 비교하면 지난 1월까지 6개월 동안 신한은행 1.22%p, 우리은행 1.19%p, KB국민은행 0.85%p, 하나은행 0.84%p, NH농협은행 0.61%p씩 예대금리차가 커졌습니다.
하나은행의 1월 예대금리차(1.37%p)는 공시 자료가 존재하는 2022년 7월 이래 최대 기록입니다.
신한은행(1.42%p)도 공시 자료 발표 첫 달인 2022년 7월(1.46%p)을 제외하고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습니다.
우리은행(1.34%p)과 KB국민은행(1.29%p)의 경우 모두 2023년 2월(1.46%p·1.48%p) 이래 1년 11개월 만에 예대금리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습니다.
NH농협은행(1.46%p)도 2024년 1월(1.50%p) 이후 최대치입니다.
대출금리 하락이 더딘 것과 대조적으로 수신(예금) 금리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95∼3.30% 수준입니다.
3%대를 유지하고 있는 은행들도 조만간 예금금리를 낮출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행과 당국은 기준금리 하락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대출금리 상승세에 대해, 지난해 초 한은의 기준금리 하락을 미리 예상한 시장금리의 큰 폭 하락(선반영)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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