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하는 미·영 정상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과 무역 협정 체결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종전 협상의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러시아가 종전 협상 뒤에 우크라이나를 다시 침공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는 문제를 놓고서는 입장차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28일 체결할 광물협정이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표시했으나, 스타머 총리는 침략자인 러시아를 보상하는 평화가 돼선 안된다며 이견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뒤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관련, "많은 진전을 이뤘으며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라면서 "그것은 매우 곧 되거나 아예 안될 것이다. 만약 빨리 안 되면 아예 안 될 수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28일 오전 11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협정을 서명할 예정이라고 소개한 뒤 "우크라이나의 광물과 희토류, 석유, 가스를 개발하는 데 있어 미국을 주요 파트너로 만드는 역사적인 협정"이라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현장에 있을 것이며 (광물을) 파고 또 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이 광물협정에 대해 "우리가 그곳에 있다면 아무도 장난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그것은 (우크라이나 안보를 위한) 안전장치(backstop)"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는 광물협정 체결을 조건으로 안전 보장을 요구했으나 실제 협정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반영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광물협정 체결 이후에 대해 "다음 단계는 달성할 수 있는 휴전"이라면서 "이것은 동유럽에 안정을 되돌려주는 장기적인 평화협정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협정이 체결된 이후 러시아가 이를 위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나는 그(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가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는 과정에 지난 2016년 대선에서의 러시아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러시아 사기 사건'으로 거론하면서 "우리는 러시아 사기 사건을 같이 겪었다"는 말도 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주도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야만적 전쟁을 항구적으로 종식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대해 "제대로 해야 한다"라면서 "2차 세계대전 때 우리는 '평화는 쟁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왜냐하면 침략자를 보상하는 평화가 돼서 안 되기 때문이다"라면서 "우리는 오늘 우크라이나가 힘을 바탕으로 푸틴이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또 침략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하고 공정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영국은 협정을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땅과 하늘에 군인과 항공기를 둘 준비가 돼 있다"라면서 전후 유럽의 평화유지군 구상에 참여할 방침임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달 2일 유럽의 18개국이 참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관련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유지군에 대해 "우리는 (종전) 협정을 먼저 해야 하는데 아직 협정이 안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약 5조의 집단방위 조항을 지지하는지 여부와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유럽의 나토 평화유지군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서 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이 발동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지를 묻는 말에 "나는 그것(5조)을 지지한다"면서도 실제 발동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 이유로 "(평화 협정이 체결되면) 그것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시작 때 취재진으로부터 '두 정상 중 한 명은 푸틴 대통령을 신뢰하고 다른 한 명은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는 질문을 받자 구소련과의 냉전 대결 당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언급했던, '신뢰하되 검증하라'는 표현을 쓰면서 "그것은 신뢰와 검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협상이 타결되면 유지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느냐는 질문을 받고 "내 입장은 잘 알려져 있다"라면서 즉답을 피한 뒤 "협정을 맺으면 그건 영속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영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의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4~5%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고, 스타머 총리는 "영국은 올인(all in·다 걸기)하고 있다"라면서 국방비 증액 방침 등을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는 미국 및 영국 간 무역협정 체결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 이후에 미국과 별도의 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양국 모두에 좋은 무역협정을 맺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스타머 총리가 영국에 관세를 부과하지 말라고 설득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시도했으며 노력했다"라면서 "우리는 관세가 불필요한 협정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양국 간 경제 관계에 대해 "강력할 뿐만 아니라 상호주의적이며 공정하고 균형적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오늘 우리는 첨단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새 경제 협정에 대한 노력을 시작하기로 했다"라면서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양국 간 협정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회담을 시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국빈 방문 요청 서한을 전달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가까운 미래에 방문할 것"이라면서 수락했습니다.
그는 "이것은 두 번째 국빈방문 초청이며 전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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