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전경
대법원이 공개 변론 중계 과정에서 피고인의 얼굴이 공개된 것은 위법하지 않고, 국가배상책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오늘(27일) 오전 가수 조영남 씨의 매니저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A 씨가 승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 서부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앞서 조영남 씨의 그림 대작 의혹 사건에서 조 씨와 공동피고인으로 기소된 A 씨는 지난 2020년 5월 해당 사건의 대법원 공개 변론에 출석했습니다.
대법원이 사건의 문화예술계에 미칠 파급과 대중의 공적 관심 사안인 점을 고려해 공개 변론을 열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변론 과정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중계됐고, 법원은 이후 A 씨의 실명 부분만 들리지 않게 처리한 다음 공개 변론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A 씨는 "동의 없는 재판 중계와 변론 동영상 게시로 초상권 등이 침해됐다"며 국가를 상대로 3,100만 원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앞서 1심은 대법원의 재판중계 자체는 적법하다고 봤지만, A 씨 동의 없이 얼굴이 노출된 변론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은 초상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해 위자료 500만 원 지급을 명했습니다.
2심도 1심의 판단을 유지해 국가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관련 형사사건은 국민 다수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광범위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었다"며 "(A 씨는) 이미 방송에 출연한 바 있고,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면서 자신의 얼굴과 함께 조영남의 매니저로서 지위를 스스로 널리 알렸다"고 전제했습니다.
이어 "공개변론에서는 원고(A 씨)의 사생활 관련 사항은 물론 원고의 관여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심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대법원은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재판장의 명령에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이 있었다거나 법관이 직무수행상 준수할 것으로 요구되는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녹화 결과물을 게시한 담당공무원의 직무행위는 재판장의 명령에 따른 것에 불과해 별도 위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도 했습니다.
대법원은 그러면서 "재판장이 대법원의 중계방송이나 녹화 결과물을 게시하도록 하는 것은 이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공의 이익과 재판당사자의 초상권 등 인격권 침해 우려 사이에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익형량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재판장의 판단이 법관의 직무수행상 기준을 현저히 위반하는 등 권한의 취지를 명백히 어긋나게 행사했다고 볼 사정이 없는 이상, 이에 대해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그림 대작 논란과 관련해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가수 조 씨와 A 씨는 지난 2020년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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