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후 광주 동구 지산동 철거 건물 가림막 붕괴로 부상자 한 명이 발생한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쾅 소리와 함께 땅이 흔들려 지진이 난 줄 알았죠. 지나가던 사람이 없어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또…."
2층 규모 주택 철거 공사 현장의 가림막이 쓰러지면서 인명 사고가 난 오늘 오후 광주 동구 지산동 일대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인도보다 높은 지대에 있는 공사 현장에는 잘게 부서진 건축 자재와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제 구조물이 한데 뒤 엉겨 있어 발길을 옮기기 힘들어 보였습니다.
옹벽 위에 쌓아둔 벽돌이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이뤄지는 도로 쪽으로 쏟아지면서 발생한 사고로 작업자들은 4∼5m가 훌쩍 넘는 가림막을 치우는 작업에 한창이었습니다.
군데군데 찢어져 바람에 흩날리는 비닐 가림막을 공사 현장에서 뗐고, 도로 위에 널브러진 벽돌 파편을 치우며 사고를 수습했습니다.
사고 당시 모습을 두 눈으로 보지는 못했어도 공사 현장 인근에 있던 시민들은 창문 너머 들리는 굉음과 진동으로 사고 충격이 컸다고 했습니다.
공사 현장 바로 옆 건물이 사무실인 맹 모(55) 씨는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굴러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며 "지진 난 것처럼 사무실이 잠시 흔들리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지어진 지 오래된 2층짜리 양옥집의 철거 작업은 어제부터 시작됐는데, 굴삭기로 부순 주택 외벽 등의 자재를 옮기지 않고 쌓아뒀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고가 나기 전인 오늘 오후 1시 무렵 점심을 먹은 뒤 사무실로 돌아오던 중 켜켜이 쌓여 있는 건축자재가 쏟아지진 않을까 우려했다는 것입니다.
맹 씨는 "해체 공사를 하면 통상 부순 건축 자재를 트럭에 실어 옮기지 않느냐"며 "옮기지 않고 공사 현장에 쌓아 불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사 현장으로부터 두 개의 건물만 지나면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4년 전 학동 참사가 떠올랐다"며 "1명이 다쳤다고 하던데 안타깝기만 하다."고 전했습니다.
철거 공사 현장에서 쏟아진 벽돌로 가림막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후 3시.
공사 현장 인근 도로에서 차량·보행자의 통행을 제한하던 60대 신호수 1명이 삽시간에 무너진 가림막에 깔렸습니다.
소방 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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