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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미 관세전쟁 최악의 경우…한국 올해·내년 성장률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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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항에 세워져 있는 수출용 차량들(사진=연합뉴스)
▲ 경기도 평택항에 세워져 있는 수출용 차량들

미국발 세계 관세전쟁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면, 우리나라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1.4%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25일) 발표한 '미국 신정부 관세정책의 글로벌 및 우리 경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미국 신정부의 관세정책 강도는 취임 전 지난해 11월 한은의 예상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추가 10%의 대중(對中) 관세는 기존 전제와 비슷하지만, 캐나다·멕시코에도 불법 이민·마약 유입 등을 명분으로 25%의 높은 관세를 이른 시기에 발표했다"며 "트럼프 2기 정부가 중국 외 무역적자 상위국에는 낮은 관세를 부과하고 유연한 협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작년 11월 (한은) 전제와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차이를 반영해 한은은 합리적 수준에서 향후 관세정책 시나리오를 새로 설정하고 그 영향도 다시 평가했습니다.

한은 2025년 2월 관세정책 관련 새 시나리오


'기본 시나리오'는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2026년까지 유지하고 다른 주요 무역 적자국에는 그보다 낮은 관세를 올해 중 부과하지만, 협상 진전에 따라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관세가 인하되는 경우를 가정했습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관세정책은 올해 세계·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1월 당시 예상보다 각 0.1% p, 0.3% p 더 낮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내년엔 세계 경제 성장률은 0.1% p 더 깎였지만, 미국 경제 성장률의 경우 0.2% p 오히려 올랐습니다.

같은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으로 각 0.1% p, 0.2% p 더 낮아졌습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수정 전망치(1.5%·1.8%)는 이 분석 결과가 이미 반영된 결과입니다.

하지만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올해 0.1% p, 내년 0.4% p 더 떨어졌습니다.

미국 성장률 역시 0.4% p, 0.8% p씩 타격을 받았습니다.

한국 경제 성장률도 올해 0.1% p, 내년 0.4% p 추가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기본 시나리오상 1.5%, 1.8%였던 성장률이 모두 1.4%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미국이 올해 말까지 중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적자국에 관세를 높여 부과한 뒤 2026년까지 유지하고,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고강도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상황입니다.

관세정책 시나리오별 한국 경제 영향

한은은 "미국과 여타국 간 상호 보복 조치가 반복되는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교역이 급격히 위축되고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져 국내 수출과 투자가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반대로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주요 무역 적자국에 중국보다 상당 폭 낮은 관세를 매겼다가 2026년 모든 국가에 점진적으로 관세를 낮추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올해와 내년 한국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0.1% p, 0.3% p씩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다른 변수들의 상황은 같은데 미국발 관세 충격이 생각보다 약하면 2025년 1.6%, 2026년 2.1% 성장이 가능한 셈입니다.

한은은 "미국 관세정책의 전개 양상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세계시장에서 미국을 대체할 수출처를 모색하는 동시에 미국 정부와의 관세 협상에 주도적이면서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협상 과정에서 대미 흑자의 상당 부분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급증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늘어난 자본재 수출 때문이라는 점, 조선·원자력·인공지능(AI) 등 산업에서 한·미 공동 시장 개척 기회가 많다는 점 등을 강조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아울러 한은은 "미국에서 에너지와 농산물 등의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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