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했습니다.
한은은 오늘(25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전망보다 0.4%포인트(p)를 낮췄습니다.
한은이 연간 전망치를 0.4%p 이상 조정한 것은 지난 2022년 11월 당시 이듬해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p 낮춘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지난 2023년 11월(2.3%) 이후 지난해 5월(2.1%), 11월(1.9%) 등으로 점차 낮춰 왔습니다.
이번 한은 전망치 1.5%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국제통화기금(IMF·2.0%), 정부(1.8%), 한국개발연구원(KDI·1.6%) 등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달 말 기준 해외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전망치(1.6%)보다도 낮습니다.
한은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불확실성을 주요 변수로 판단했습니다.
이미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계엄 사태 영향(-0.2%p)을 반영해 성장률을 1.6~1.7% 수준으로 판단했다고 같은 달 20일 블로그를 통해 밝혔습니다.
정부는 지난 14일 '최근 경제동향'에서 "최근 소비·건설 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 고용 애로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과 달리 '내수 회복 지연'이라는 표현을 추가한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은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 기조 아래 추진 중인 주요 교역국 상대 관세 인상의 영향도 비중 있게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KDI는 지난 11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최근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그동안 높았던 수출 증가세가 조정되면서 성장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통상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등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며 "내수와 수출 모두 낮은 증가세에 그치면서 성장세가 둔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밖에 추가경정예산(추경) 조기 집행이 사실상 무산된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제성장률을 0.2%p 높이기 위한 15조~20조 원 규모의 추경이 시급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정치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유지했습니다.
한국 경제가 2년 연속으로 한은이 추산한 잠재성장률(2%)보다 낮은 수준의 저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각 1.9%를 유지했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향후 물가상승률은 낮은 수요 압력 등의 영향으로 점차 둔화해 목표 수준(2%) 부근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3%로 안정됐으나, 11월 1.5%, 12월 1.9%로 다시 높아졌습니다.
올해 1월에는 2.2%로 지난해 7월(2.6%)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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