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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 김은 비싼데…전남 바다에 6천톤 버려졌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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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 김은 비싼데…전남 바다에 6천톤 버려졌다, 왜
<앵커>

최근 물김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가격이 폭락해 바다에 이걸 그대로 버리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사 먹는 김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권영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최대 물김 생산지인 전남 고흥 김 위판장입니다.

[김양덕/물김 중매인 : 딱 보면 모르겠어요. 저것보다 이게 더 좋게 안 보이요. (어떤 게 좋은지 모르겠어요, 저는.) (좋은) 요건 검고, 번질번질해요.]

41명의 양식 어민이 경매에 물김을 내놨습니다.

[김요한/김 양식 어민 : 저희들이 마음대로 가격을 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보니까, 그게 좀 어렵더라고요.]

120kg 한 포대 기준으로 최고 25만 원, 최저 8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저희 지금 오늘 김 작황 상태로 봤을 때는 그래도 만족스럽습니다.]

포대당 10만 원은 받아야 수지를 맞출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4만 원 밑으로 폭락했습니다.

신규 양식장 허가와 불법 양식 증가 등으로 물김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늘었는데, 마른김 제조 업체들은 재고가 충분하다며 추가 수매를 꺼렸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달에만 물김 6천 톤이 바다에 버려졌습니다.

[김영호/김 양식 어민 : 그 김을 바다에 넣을 때는 이제 엄청 마음이 아팠죠. 그래 갖고 지금 뭐 외국인들 인건비도 못 줄, 그때 그런 심정이었어요.]

설 연휴 이후 어민들이 20% 감산에 합의해 가격이 다소 회복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마른 김값은 딴판입니다.

지난해 1월부터 줄곧 올라 1년 동안 가격 상승률이 35%에 달합니다.

어민들은 마른김 제조업체들을 의심합니다.

[김 양식 어민 : 우리들이 봤을 때는 그 사람들이 마른 김을 우리 말로 해서 쟁여놨죠. (쌀 때) 저장해 놨다가 물김 값이 올라가면 마른 김도 따라서 올라가 버려요.]

마른김 업체들은 공장 시설을 갑자기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하락한 물김 가격은 서너 달 뒤부터 마른김 가격에 반영될 거란 입장입니다.

산지와 유통 단계에서의 가격 불균형이 커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김 가공 업체들에 대한 현장 점검에 들어갔습니다.

매점매석에 대한 신고센터도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김 수출 1조 원 시대를 열겠다며 지난해 축구장 3천 개 크기의 신규 김 양식 허가를 내주면서도, 생산량 예측과 유통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박소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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