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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 이스라엘 '삐삐 폭탄' 영감받아 러군에 '고글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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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이스라엘 '삐삐 폭탄' 영감받아 러군에 '고글 폭탄'
▲ 전쟁에서 사용하는 드론 조종용 고글

우크라이나군이 이스라엘군의 공급사슬 침투 작전을 모방해 러시아군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시간 2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은 러시아군이 드론 조종에 쓰는 고글에 폭탄을 심었습니다.

우크라이나이나 당국자들은 1인칭 시점 고글을 개조해 폭약을 넣은 뒤 기부 형식으로 러시아군에 공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군은 드론, 고글, 보호장구 등 전투에 쓰이는 다수 장비를 대량으로 기부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얻습니다.

앞서 러시아군에 고글을 납품하는 러시아 업체 NPP는 일부 고글이 전원을 켜는 순간 폭발을 일으켰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중간에 개조해 공급한 고글 때문에 다친 러시아 병사들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작전에 참여한 한 우크라이나 소식통은 "성공적 작전으로 확인해 줄 수 있다"며 "작전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삐삐(무선호출기) 폭탄을 보고 작전을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폭탄을 심은 삐삐를 헤즈볼라 간부들에게 공급한 뒤 작년 9월 원격 신호로 일제히 터뜨려 수천 명을 다치게 했습니다.

헤즈볼라는 핵심 조직원들이 대거 장애를 입은 데다 그 뒤로 겁이 나서 통신기기를 쓰지 못하면서 지휘 체계가 차질을 빚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신속하게 빈사상태로 몰아넣은 승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삐삐 작전의 성공을 강조합니다.

적군의 공급사슬에 침투해 일상적으로 쓰는 물품을 부비트랩으로 개조하는 행위를 두고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별하지 않는 무차별적 공격이 이뤄질 수 있어 전쟁과 관련한 국제인도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기기를 흉기로 의심하도록 함으로써 민간인을 공포에 몰아넣고 사회적 혼란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의 삐삐 작전 전모가 드러나자 "이런 게 뉴노멀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튀르크 대표는 "민간인에게 공포를 퍼뜨리기 위한 폭력은 전쟁범죄"라며 "통신기기가 무기가 되는 전쟁의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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