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좌)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영국과 프랑스 정상이 다음 주 백악관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로 해 주목됩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우크라이나 종전과 관세 문제 등 현안을 놓고 유럽과 미국 간 긴장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내주 초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 내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회동 일정을 묻는 기자들에게 "조만간, 아마도 월요일(24일)"이라고 답했다고 프랑스 매체들이 20일 전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의 방미 계획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회동은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종전협상 국면에서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유럽 안보의 핵심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이 배제됐다는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이뤄집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을 상대로 관세 카드를 꺼내 드는 등 무역전쟁이 현실화하고 있어 유럽과 미국 간의 갈등이 점점 임계점으로 치닫는 기류입니다.
첨예한 상황에서 영국과 프랑스 정상이 '유럽의 대표'로 나선 모양새입니다.
이들은 이번 백악관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미국의 가장 강력하고도 전통적인 동맹이 서유럽임을 강조하면서 러시아와 밀착의 위험성을 집중적으로 설득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유럽의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파견 구상도 공식 제안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스타머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최대 3만명의 유럽 평화유지군을 파병하는 방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상 회동 때 파격적인 결정이나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마크롱과 트럼프는 모두 재선 대통령으로 1기 집권 때 상대를 향한 비난과 '브로맨스'(연애를 방불케 하는 남자들 간의 교감·의리)를 오가는 등 애증의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트럼프는 취임 전인 작년 12월 마크롱 대통령의 초청으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개관 기념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스타머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도 종잡을 수 없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지난해 9월 미국 대선 기간 방미해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와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선대위는 그 다음달 영국 노동당 자원봉사자들이 미국 민주당 지원 활동을 계획한다며 대선 개입을 이유로 노동당을 고소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일론 머스크도 미성년자 성착취 사태 대응 등을 이유로 노동당 정부에 공세를 펼치며 스타머가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최근에는 돌연 스타머를 좋아한다고 추켜세웠습니다.
그는 지난달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철학에 동의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난 그와 아주 좋은 관계"라면서 "그를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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