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마크 러팔로는 "감독님과 이 캐릭터를 두고 대화를 많이 나눴다. 과거엔 어떤 인물이었고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 그런데 저는 마샬이 어떤 특정인을 연상시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마샬은 전형적인 정치인일 뿐이다. 쩨쩨하고 그릇이 작고 자기 이익만 원하는 사람, 연약한 면도 가지고 있고 그러다 끝내 실패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그런 독재자들을 오랫동안 봐오지 않았나. 다양한 인물이 의도적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인물이 말할 때의 악센트나 말하는 방식이 변한다.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고 싶었다. 사람들이 여러 해석을 하고 여러 인물을 떠올리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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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러팔로는 현실과 닮은 영화적 인물에 대해 "영화에는 정말 많은 게 나온다. 그리고 난 존재하는지 몰랐지만 결국 존재하게 된 그런 경우도 있다. 2년 전에 몰랐지만, 나중에 현실이 돼 나타난 요소도 있다. 사람들이 봤을 때 소름 끼치게도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닮았다고 느낄 여지가 있다. 다만 우린 2년 전 촬영을 마쳤다.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신께서 만드신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에 대해서는 "정말 섬세하고 꼼꼼하다. 그리고 저희 스스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신다"라고 극찬했다.

스토리보드를 이용한 작업 방식에 대해서 흥미로워했다. 러팔로는 "예전에는 스토리보드로 일한 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 영화를 할 땐 스토리보드를 많이 참고했다. 감독님이 직접 그린 거였다. 거기엔 여러 가지 정보들이 들어가 있었다. 캐릭터들이 가진 특징을 그림으로 보여주셔서 제가 전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끼게 해 주셨다. 처음 보는 방식이었다. 봉준호 감독님을 존경하고 앞으로도 계속 친구로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오는 28일 국내에 개봉한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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