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전국의 수련병원에 남은 전공의가 전체 정원의 1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의정갈등이 1년째 해결되지 않으면서, 환자들만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정성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제(19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 병원, 수술 지연으로 겪은 괴로움을 토로하는 환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 모 씨 (50대) : 전공의들이 다 그만두니까 원래 2월 수술하기로 했는데 5월 말에 했거든요. 엄청 스트레스죠. 사람이 움직이지 못하니까….]
수술이 임박해 수술 인력이 없다며 또다시 항암 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50대 암 환자 보호자 : 항암도 못하고 수술도 못하고 이제 환자는 붕 뜬 거예요. 암 치료는 정말 시간이 정말 중요한데….]
지난해 상급종합병원들의 6대 암 수술 건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6.8% 줄었습니다.
지난해 6개월 동안 3천여 명의 초과사망이 발생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성주/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 : 환자들은 지금 스스로 각자도생을 하고 있고,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지금 생명을 잃고 있고, 아니면 생명을 위협받고 있고….]
교수들도 한계라고 호소합니다.
한 지방 의대 교수는 "버티던 교수들이 하나 둘 병원을 떠나고 있다"며, 지방 의료현장은 "자포자기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최창민/전국의대교수 비대위원장 : 이미 골든타임은 지났다고 보고 있고요. 지방 문제만이 아니고 진짜 수도권에서도 많은 병원들이 하나둘씩 이렇게 또 진료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타개책 중 하나로, 의료인력 수급 추계위원회 신설법안을 의료계와 협의 중이지만, 아직 구성과 권한을 놓고 줄다리기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 국회 소위에서 이 법안에 내년 의대 정원은 대학 총장이 정할 수 있게 하는 특례 조항을 제안했습니다.
현실적 방안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증원에 우호적인 대학 본부와 감원을 원하는 의대 학장들 사이 갈등을 유발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전국 의대 학장들은 각 대학 총장들에게 내년도는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자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정용화, VJ : 신소영)
전공의 집단사직 1년…"골든타임 이미 지나"
입력 2025.02.2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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