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람에게도 옮길 수 있는 위험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원숭이들이 국내에 반입됐고 이걸 들여온 기관이 당국에 알리지도 않았다는 내용 저희가 연속 보도해 드렸는데, 해당 기관의 연구원이 국민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관계 부처들은 실험용 원숭이 검역과 관리에 빈틈이 없는지, 제도 개선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박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치사율 70%에 달하는 '원숭이 B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원숭이 수백 마리가 국내에 반입돼 여러 지역을 옮겨 다녔다는 보도에, 수입 동물 검역 체계나 관리가 이렇게 허술할 수 있느냐는 등 수천 개의 비판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우리나/서울 양천구 : 검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구나 생각보다. 그래서 좀 많이 불안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환경청 등 관계 당국에 감염 의심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원숭이들을 수입 업체로 반품한 한국 생명공학연구원을 향한 비난이 거세지자, 연구원은 어젯(18일)밤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입 업체가 감염 의심 원숭이들을 모두 폐사 처리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현재 사육 중인 원숭이 가운데 B 바이러스를 가진 개체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바이러스 감염이 우려되는데도 추가 진단 검사를 하지 않은 이유, 당국에 항체 양성 반응을 알리지 않고 연구 장소 변경이라고만 신고한 배경 등 주요 의혹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국회에서는 원숭이 등 실험용 동물의 허술한 관리 체계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한지아/국민의힘 의원 : 야생 원숭이는 환경부에서 검사가 가능한데 실험용 원숭이는 검사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이 별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질병청에서도 인지하고 계시죠?]
[지영미/질병관리청장 : 네, 그렇습니다]
원숭이 B 바이러스는 질병관리청이 규정한 고위험 병원체지만, B 바이러스를 옮기는 동물에 관한 가축전염병법이나 야생생물법에서 전염병으로 관리되지 않는 등 '법 공백'에 대한 문제 제기도 뒤따랐습니다.
[지영미/질병관리청장 :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농식품부, 환경부, 식약처 등 관련 부처와 함께 이 부분에 있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한지아/국민의힘 의원 : 조금 적극적으로 나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는 협의회를 구성해 실험용 원숭이 수입과 검역에 대한 제도 개선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강경림, VJ : 김준호, 취재인턴 : 김채현)
'감염 의심' 수백 마리 반입 보도에…생명연 공식 사과
입력 2025.02.19 21:20
수정 2025.02.1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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