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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백강혁과 같은 리더를 꿈꾸나...<중증외상센터> 인기 비결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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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저격] (글 : 이현민 대중문화평론가)
이현민 취향저격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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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가 사랑한 주지훈의 열일 행보가 드디어 빛을 발하는 걸까? 주지훈이 원탑으로 열연한 <중증외상센터>가 공개 직후 국내 넷플릭스 시청 1위를 기록하고,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프랑스, 이탈리아, 필리핀, 일본 등 63개 나라에서 10위권 안에 진입하였으며, 급기야 <오징어게임2>를 꺾고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웹툰 원작으로 상반기 기대작이었지만, 이 정도의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 <중증외상센터>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중증외상센터>는 아프간 등 전장에서 블랙윙즈로 활동했던 백강혁(주지훈 역)이 한국으로 돌아와 중증외상센터의 수장이 되어 환자를 치료하는 이야기다. 그동안 수많은 의학 드라마가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중증외상센터>는 웹툰 원작답게 보다 판타지적 색채가 짙다. 사실 국내에서 중증외상센터는 곧 이국종 교수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세워져 있는데, 드라마 역시 이국종 교수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일부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헬기 조종하는 의사,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기득권과 싸우는 의사, 환자만을 생각하는 정의로운 의사의 모습 등을 극화하였다.

백강혁은 오직 환자의 목숨을 위해서만 움직이고 어떠한 불의에도 타협하지 않는다. 직업윤리를 넘어 의사로서의 사명감이 8부작 내내 가득한데, 그의 행보는 마치 슈퍼 히어로물의 영웅 서사를 보는 것 같다. 슈퍼 히어로의 면모에 카리스마는 물론 비주얼도 훌륭한 의사라니, 드라마의 판타지를 채우는 데 부족함도 없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백강혁의 영웅적 면모를 빛나게 해주는 조력자가 있으니, 양재원 역의 추영우와 천장미 간호사역의 하영이다. '중증외상센터'라는 원팀을 이끌어가기 위해 손과 발이 되어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에 긴장감을 넘어 감동도 밀려온다.

이현민 취향저격
이번 정부 내내 의료 개혁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각종 의학 드라마의 방영 일정도 차질을 맺고 있었다. 이유인즉슨 의학 드라마의 특성상 의료인의 영웅적 면모가 돋보이게 마련인데, 이것이 대중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증외상센터>는 백강혁의 히어로적 측면이 오히려 대한민국 의료계의 부조리한 현실을 드러내는 도구로 활용되며 인기의 기폭제 작용을 했다. 뿐만 아니라 지금 한국의 불안한 정치 상황과 맞물려 백강혁의 리더십은 사람들에게 모종의 카타르시스도 불러일으킨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불의와 부조리를 위해 맞서 싸우는, 정의와 올바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여 개혁할 강한 리더를 꿈꾸는 듯하다. 백강혁의 물불 가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강한 카리스마가 위기에 빠진 중증외상센터(혹은 대한민국)를 구해내는 듯 보여 대중들은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낀다. 이를 통해 대중들은 현실 같은 비현실에 비추어 현재를 되돌아보며 무엇이 진정한 '대한민국을 위한 길'인지 반추해 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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