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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협상 앞두고 다급한 유럽…주도권 찾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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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협상 앞두고 다급한 유럽…주도권 찾기 안간힘
▲ 유럽연합 EU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회담을 하루 앞두고 유럽이 협상장에서 자리를 차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오후 엘리제궁에 유럽 주요국 정상을 초청해 비공식 긴급회의를 엽니다.

독일, 영국,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정상과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참석합니다.

엘리제궁은 성명에서 "이 회의의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유럽의 안보 협의"라며 "향후 다른 형식으로 연장될 수 있고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관심 있는 모든 파트너를 모으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직접 접촉으로 종전 협상을 전격 합의하자 뒤통수를 맞은 유럽이 부랴부랴 마련한 자리입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현지 라디오 온다 세로와 인터뷰에서 "이날 정상 회동에서 종전 협상이 러시아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결과를 낳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습니다.

신속한 종전을 원하는 미국이 유럽을 협상에 참여시킬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습니다.

유럽 정상들은 당장 눈앞에 닥친 종전 협상에서 유럽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과 러시아의 재침략을 막아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논의할 전망입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전날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며 좌우에서 나오는 발언에 휩쓸리거나 겁을 먹어서는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 국민만이 싸움을 멈추기로 결정할 수 있고 우리는 그들이 그 결정을 내릴 때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건 유럽인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유럽은 어떤 식으로든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미국은 종전 이후 유럽이 우크라이나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어 구체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도 떠안았습니다.

지난 14일 뮌헨안보회의에서 J.D.밴스 미국 부통령이 유럽에 적대적인 발언을 쏟아내 유럽 지도자들로서는 상황을 더 심각하고 냉철하게 바라봐야 할 형편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굳건히 유지돼 온 대서양 동맹에 심각한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위기의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도빌레 사칼리에네 리투아니아 국방장관은 "24시간 만에 우리는 미국이 유럽을 방어하고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이제는 스스로 유럽을 방어해야 한다는 현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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