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7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 참석 젤렌스키 대통령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당시 나토 사무총장.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 향후 러시아와 평화 합의 이행을 돕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A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안보 우선순위가 유럽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느낀 유럽이 물밑에서 이를 논의하고 있으며, 논의의 중심에는 영국과 프랑스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까지 초기 단계 논의로, 세부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논의에 참여한 국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 종식 후 자국 안보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최선의 보호책이었지만, 미국은 이를 사실상 배제한 상태입니다.
유럽이 어떤 병력이 필요한지 살펴보기 시작한 건 약 1년 전입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뿐만 아니라 당사국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러시아와 독자적으로 합의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긴박감이 커졌습니다.
지난해 12월 유럽국 정상 및 장관들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마르크 뤼터 NATO 사무총장 관저에 모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취임 전이었습니다.
영국, 덴마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폴란드를 비롯해 유럽연합(EU) 고위 당국자들도 참석했습니다.
이 회담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초 제안한 구상을 기반으로 마련됐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언론 브리핑에서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직접 군대를 파병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발언,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유럽이 발칵 뒤집힌 듯 보였으나, 그의 제안은 점차 지지를 얻었습니다.
병력 참여 형태와 구성, 역할 등은 우크라이나 평화 합의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입니다.
각국 사정도 있습니다.
이탈리아엔 자국군 사용에 헌법적 제한이 있고, 네덜란드는 의회 승인이 필요합니다.
독일은 오는 23일 선거 후 새 정부가 들어서면 입장이 바뀔 수 있습니다.
폴란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역사적 갈등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부 장관은 뮌헨안보회의에서 AP와 만나 "아주 초기 단계"라며 유럽 동맹국들이 먼저 우크라이나 전선이 어떻게 형성될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페브쿠르 장관은 만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선 병력을 각각 수천 명으로 줄인다면, 유럽 병력 배치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갈등이 격화한 상태라면 상황이 훨씬 복잡해질 것이라 덧붙였습니다.
전문가와 당국자들은 유럽이 단순한 유엔 평화유지군 같은 병력이 아닌, 강력하고 규모가 큰 병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벤 호지스 전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은 지난달 한 행사에서 "러시아는 모든 협정을 위반한다"며 "러시아가 (합의를) 시험하려 든다면 무너지리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실제 병력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호지스 전 사령관은 공군력과 대규모 지상군, 드론 및 대(對) 드론 전력, 방공 미사일 방어 체계 등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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