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공사장 화재 현장에 인테리어 자재들이 검게 타 있다.
"건물 밖으로 나와서야 큰불이 날 줄 알았어요. 휴대전화도 안 터지고 무전도 안 되는 곳이었는데 생각만 해도 가슴이 철렁합니다."
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공사장의 한 건물 1~2층 사이에서 일하다 밖으로 대피한 40대 A 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A 씨는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동료 1명이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더니 '얼른 내려가야 한다'고 했다"며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데 이미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A 씨가 일하던 곳은 최초 불길이 시작된 곳과 다소 떨어져 있었지만, 최초 발화지점과 주변의 내장재가 불에 타면서 그 연기가 내부로 퍼지는 상황이었습니다.
A 씨의 현장에서 믿을 것이라고는 소화기가 전부였습니다.
특정 통신사에 가입된 휴대전화만 외부와 전화 연락되는 곳이었습니다.
A 씨는 "우리가 작업하던 곳은 사실상 외부와 단절된 곳과 다름이 없는데 밖에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전혀 알 수 없고, 당시에는 화재를 알리는 경보음조차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동료 2명과 아래로 대피하던 A 씨가 찍은 영상을 보면 "어디까지 가야 해?", "아, 냄새, 이 냄새 뭐야?", "형님, 밑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것 같은데요?" 등 당시 혼란스러운 상황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화재 상황과 대피를 알리는 경고 방송은 계단에 가서야 들렸습니다.
A 씨는 "지상 1층의 출입문이 닫혀 있어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평소에 다니던 동선을 따라 지하 2층에 도착한 A 씨 일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온전히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지하 2층 주차장에는 공사에 쓸 인테리어 자재 등이 상당량 적재돼 있었습니다.
A 씨는 "불길이 우리 작업 구간까지 왔다면 대피는커녕 연기에 질식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마른침을 삼켰습니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오전 10시 51분 발생한 화재는 오후 1시 34분 초진됐습니다.
오후 3시 기준 6명이 사망했고, 25명이 경상을 입었습니다.
화재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1명도 부상자로 집계됐습니다.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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