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수하는 트럼프와 푸틴
러시아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협상에 나설 대표단을 구성하는 준비를 시작했다고 13일(현지 시간) 밝혔습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협상단 구성에 착수했느냐는 물음에 "의심의 여지 없이 작업이 시작됐다"고 답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협상단 참여자, 규모 등은 언급하지 않으면서 "대통령이 관련 결정을 내리는 대로 알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화 통화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에게 협상을 이끌라고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 대표단의 모스크바 방문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전화 통화가 매우 중요했다면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대화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강조됐다. 평화적인 협상을 통한 해결이 가능하다는 동의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러시아와 미국 최고위급 접촉은 수년간 없었다. 접촉의 부족은 어떠한 해결 방안을 찾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직전 조 바이든 정부는 푸틴 대통령과 소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전 정부는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현 (트럼프) 정부는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이해한다"며 "우리는 현 정부의 입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첫 회동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선 "아직 세부 사항에 대한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 작업은 이제 시작할 것"이라며 시기와 장소를 언급하기 시기상조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협상 관련 실무 차원의 실질적인 접촉도 아직 없었고 정상회담을 조직하기 위한 순서도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또 "두 정상은 별도 회담을 개최하는 데 중점을 두면서 접촉을 계속하기로 했으며 보좌관들에게 즉시 이를 위한 적절한 작업을 시작하도록 명령하기로 합의했다"며 "그런 회의를 즉시 조직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정상들이 대화할 것들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정상이 상호 방문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5월 9일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런 의미는 아니다"라며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는 아직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호 방문 초대와 양자 회담이 열리는 것은 별개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양국 정상 간 대화는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처음이었는지, 누구의 주도로 통화가 성사됐는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자 뉴욕포스트 인터뷰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 통화에서 두 정상이 에너지 문제는 논의했지만, 러시아가 장악 중인 크림반도와 도네츠크·루한스크· 자포리자·헤르손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문제와 대러시아 제재를 해제하는 문제는 제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종전 회담에서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하게 될지, 유럽 국가들도 대표로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하기 이르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유럽의 안보를 보장하는 문제는 포괄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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