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연방 상원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파월 의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2%)를 웃도는 현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현지시간 11일 열린 연방 상원 청문회에서 "연준의 현 통화정책 기조는 이전보다 현저히 덜 제약적이고, 경제는 여전히 강하다"며 "우리는 정책 기조 조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긴축 정책을 너무 빠르거나 너무 많이 완화하면 인플레이션 억제 진전을 저해할 수 있고 (반대로) 긴축 정책을 너무 느리거나 너무 적게 완화하면 경제 활동과 고용을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지난 2년간 상당히 둔화했다"면서도 "연준의 2% 장기 목표에 견줄 때 다소 높은 상황에 머물러 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연준이 통화정책 목표 달성 준거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작년 12월 전년 동기 대비 2.6%를 보였습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반영하는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작년 12월 전년 동기 대비 2.8%로, 3개월 연속 같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파월은 "경제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고용 극대화와 물가 안정이라는 두 정책 목표를 최적으로 달성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만약 경제가 여전히 강하고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책 긴축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지난달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 때 밝힌 정책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풀이됩니다.
파월 의장은 또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의 권한을 방어하면서 백악관과 일부 연방의원들의 연방정부 차입 비용 절감 요구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파월은 "우리의 일을 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정치에서, 선거에서 벗어나 있고, 어떤 정당을 유리하게 하거나 해치지 않으려고 하고 단지 데이터에만 집중한다면 우리는 더 나은 정책을 만들고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회 위원 7명 중 한 명을 해임하는 결정을 한다면 "이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업무중단 조처를 내린 소비자금융보호국(CFPB)과 관련한 질의에도 "다른 연방 규제기관에 관해 언급할 수 없다"라며 답변에 선을 그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관한 의원들 질의엔 "연준의 일이 아니다"며 직접적인 평가를 삼갔습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일반적인 자유무역 사례들은 논리적으로 여전히 타당하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규칙을 준수하지 않은 한 대국(大國)이 존재할 경우 그다지 잘 작동하지 않았다"라며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부정적 영향을 우회적으로 우려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시장은 연준이 금리 인하 결정에 신중한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기대를 강화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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