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1㎝ 눈에, 출근 차량들 '엉금엉금'…"3㎞ 지나는데 30분"

밤사이 대구에 내린 눈으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적설량은 1㎝ 전후에 불과했지만 염화칼슘 도포 등 제설 관련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곳곳이 빙판길을 이뤘습니다.

일부 구간에선 차량 접촉 사고 등도 잇따랐습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오전 8시 30분 기준 달구벌대로, 칠곡중앙대로, 호국로 등 주요 도로는 1차 제설 작업이 됐으나 골목길 등 이면도로 대부분은 전혀 눈을 치우지 못한 상태입니다.

출근 시간대 수성구 청호로와 연결된 골목길에서는 눈에 뒤덮인 차들이 시속 10㎞ 미만의 속도로 '거북이 운행'을 이어갔습니다.

제때 제설이 되지 못한 채 그대로 남은 눈이 얼기까지 해 도로 위는 말 그대로 빙판길이었습니다.

시민 박 모(56) 씨는 "출근길에 평리동을 지나는데 제설이 안 돼 차들이 그냥 눈 위를 엉금엉금 기어 다니더라"라며 "3㎞가량을 지나는데 30분이나 걸렸고, 오르막길에 차량 여러 대가 바퀴가 헛도는 탓에 올라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걸 봤다"고 전했습니다.

직장인 김 모(47) 씨는 "집 앞 좁은 도로는 눈이 얼어 있어 달구벌대로까지 나오기가 힘들었다"라며 "골목길 오르막에서는 차가 미끄러져서 하마터면 충돌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모(33) 씨는 "눈이 내려서 평소 20분가량 걸리던 출근길이 40분 가까이 걸렸다"며 "큰 도로는 차들이 밟고 지나간 덕에 눈이 녹아 통행이 된 거지 제설이 제대로 안됐다"고 전했습니다.

대구 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은 어젯밤부터 각기 비상 대응 단계를 발령하고 직원들을 동원해 도로에 염화칼슘을 뿌리는 등 제설 작업을 벌였습니다.

중구 간선도로인 태평로와 달구벌대로에는 제설차량 2대가 투입돼 밤새 운용 중입니다.

군위군은 오늘 새벽 제설 차량 5대를 투입했습니다.

북구 국우터널, 산격대교 등 6곳에는 염수분사장치 시설이 작동돼 분사 형태로 제설이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대구시도 어제 오후 11시 비상 1단계 근무 체계로 전환했으며, 오늘 오전까지 인력 126명과 살포기 등 장비 48대, 영화칼슘 184톤, 염수 5만8천ℓ등을 동원해 신천대로, 공항로, 이시아강변로, 달구벌대로, 앞산순환로, 테크노폴리스로, 팔공산로 등 77개 노선에서 사전살포와 제설 작업을 했습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골목길 같은 이면도로는 오전 9시부터 행정복지센터 공무원들이 투입돼 제설에 나선다"며 "오전 11∼12시까지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오후 늦게까지 제설 작업이 이어질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북구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주요 도로에 염화칼슘 36t을 뿌리는 등 1차 제설은 거의 마쳤다"라면서도 "이면도로까지 하기에는 손이 모자란다"고 말했습니다.

오전 4시 15분부터 동구 팔공산로, 달서구 파도고개 등 4개 구간에서 내린 눈이 얼며 한때 이동이 제한됐으나, 오전 9시 제설을 모두 마쳐 통행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대구에서만 오전 4시 48분부터 9시까지 눈길 교통·낙상 사고 20건이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김천과 상주·문경·영주·예천·봉화 등 경북 북부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입니다.

오전 9시 기준 적설량은 봉화 석포 24.3㎝, 울릉 8.5㎝, 영주 부석 13.5㎝, 문경 동로 13.1㎝ 등입니다.

내린 눈이 쌓이며 영주 단산면 좌석리 도로 4㎞ 구간 등 일부 도로의 통행도 금지됐습니다.

대구 지역 적설량은 서구 0.9㎝, 동구 1㎝, 달성군 0.8㎝, 군위군 0.1㎝로 집계됐습니다.

경찰과 지자체 등은 결빙 취약 구간 제설을 하며 교통안전을 위한 순찰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앞으로 대구와 경북 중부 내륙 지역에는 1∼5㎝의 눈이 더 내리겠습니다.

경북 서부·북동 내륙에는 3∼8㎝, 경북 남부 동해안에는 1∼5㎝의 눈이 추가로 쌓이겠습니다.

울릉도와 독도에는 5∼10㎝의 눈이 예상되며, 많이 내리는 곳에는 15㎝ 이상씩 쌓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