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4일)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나왔던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정치인 체포 지시를 둘러싸고 대통령 측과 설전을 벌였습니다. 홍 전 차장은 그런 지시를 분명히 받았다고 했는데, 대통령은 계엄과 관계없는 이야기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누구 말이 맞는 건지 김지욱 기자가 자세히 따져봤습니다.
<기자>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비상계엄 당일 밤 10시 53분, 윤 대통령이 전화해 이른바 '체포조' 관련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 :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우선 국군방첩사령부를 도와 지원해' 그렇게 기억합니다.]
약 13분 뒤 홍 전 차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전화해 이재명으로 시작하는 정치인 체포 명단을 전해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어제 정치인이 아니라 간첩 수사에 관한 이야기였고, 단순격려 차원이었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간첩 수사를 국군방첩사령부가 잘할 수 있게 도와주라는, 계엄 사무와 관계없는 얘기한 거를 가지고.]
그러나 이 통화가 이뤄진 3일 밤 10시 53분은 이미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로, 통상업무 얘기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게 홍 전 차장의 주장입니다.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 : 한참 비상계엄 관련된 국무회의가 진행 중이고 수방사·특전사가 막 난리를 치는데 옛날에 해외 한 번 나갔다 왔던 1차장에게 격려차 전화하신다, 그 시간에?]
윤 대통령의 어제 진술에서 논란이 제기되는 부분은 또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조태용 국정원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전까지, 미국에 있는 줄 알고 홍 전 차장에게 전화했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8시 반 무렵에 국무회의 하려고 국정원장이 같이 오는 겁니다. (홍 전 차장에게) 원장님 부재중인데 잘 챙기라고 했는데 '아니 원장님 여기 계십니다'라는 말을 안 합디다.]
그러나 조 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계엄 당일 저녁 8시쯤 윤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공관에 있다는 사실을 전했고, 8시 50분쯤 대통령실에 도착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다음 주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엔 조태용 국정원장이 직접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어서, 진실 공방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김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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