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불이 나자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오늘(1일) 오전 8시 40분쯤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소방당국이 장비 76대와 인력 262명을 동원해 4시간 만인 낮 12시 31분쯤 큰 불길을 잡았습니다.
관람객이나 소장품 피해는 없었지만, 박물관 측은 안전이 우려되는 소장품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송했습니다.
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로, 불은 전시실로 운영되는 3층에서 시작돼 4층으로 번졌습니다.
소방당국은 4층에 쌓여 있는 자재로 진입이 힘들어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건물 내 바닥에 가연물이 많아 일일이 들어내며 잔불을 감시해야 해 완진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박물관이 증축공사로 휴관 중이라 관람객 피해는 없었습니다.
다만, 불을 끄기 위해 박물관 내부로 진입했던 소방대원 1명이 딛고 선 작업 발판이 빠지면서 2m 아래로 떨어지고 철근 낙하물에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또한, 박물관 안에 있던 작업자 2명이 구조됐고 4명이 대피했습니다.
화재로 박물관 3층과 4층이 전소됐지만, 문화유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바람도 주변에 있는 아파트 단지 쪽으로 불지 않아 주민 피해도 크지 않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증축공사를 시작하면서부터 유물 전반을 수장고에서 별도로 관리 중인 박물관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국가 지정문화재급 소장품 257점을 인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겼습니다.
나머지 소장품도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방당국은 증축공사 현장에서 철근을 자르기 위해 용접작업을 하다가 불티가 튀어 화재가 시작됐을 수 있다고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스프링클러와 제연설비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여부와 관련해 "공사 중이었던 관계로 조사해봐야 한다"며 "현재까지 스프링클러는 (작동이) 중지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4년 한글과 한글문화를 알리기 위해 개관한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 관련 문헌자료 등 8만 9천여 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월인석보 권9, 10'과 '정조 한글어찰첩', '청구영언' 등 9건이 보물로 지정돼 있고 '삼강행실도(언해)' 등 4건은 시도유형문화유산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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