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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에서 풀려난 인질 "유엔 구호시설에 감금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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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의 인질이 됐다가 풀려나 영국 총리와 통화하는 에밀리 다마리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하마스의 인질이 됐다가 풀려나 영국 총리와 통화하는 에밀리 다마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돼 인질이 됐다가 15개월 만에 풀려난 여성이 가자지구 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시설에 감금돼 있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영국 BBC 방송과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영국 이중국적자인 에밀리 다마리(28)는 현지시간 지난달 31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다마리는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와 가까운 이스라엘 남부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손과 다리에 총상을 입은 채 하마스 무장대원에 납치됐습니다.

이후 최근까지 가자지구의 UNRWA 시설에 갇혀 지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총상 치료를 위해 약품을 요구했지만 하마스가 준 건 '유통기한이 지난 요오드 한 병'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마리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임시휴전에 합의하면서 지난달 19일 다른 여성 인질 두 명과 함께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다마리는 손가락 두 개를 잃었고, "다리의 총상도 낫지 않은 상태였다"고 가족들은 전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은 UNRWA가 유엔 기구이면서도 하마스와 유착해 이스라엘을 겨냥한 테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여러 차례 제기해 왔습니다.

UNRWA는 1948년 1차 중동전쟁 때 팔레스타인 난민 70만 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 구호기구입니다.

2007년부터 하마스의 통치를 받아온 가자지구에서는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맡아왔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해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다마리를 비롯한 250여 명을 납치했을 당시 UNRWA 직원 12명도 공격에 참여했다고 주장했고, 최근에는 아예 UNRWA를 테러단체로 지정했습니다.

이번 전쟁을 기획한 하마스의 전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도 지난해 이스라엘군에 사살됐을 당시 UNRWA 신분증을 지니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줄리엣 투마 UNRWA 대변인은 BBC 방송 인터뷰에서 "인질이 UNRWA 건물에 갇혀 있었다는 주장은 비록 그 건물들이 빈 상태였다고 해도 절대적으로 심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 내의 많은 UNRWA 시설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만큼 다마리가 이런 시설 중 하나에 감금됐다고 하더라도 알 방법이 없었다는 주장으로 풀이됩니다.

그는 별도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는 UNRWA가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에서 "계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의회(크세네트)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동예루살렘에서 UNRWA 활동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습니다.

이 법은 지난달 15일 발효했지만 가자지구나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UNRWA 활동까지 금지하지는 않았습니다.

투마 대변인은 "UNRWA가 계속 물자를 반입해 나눠주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매우 취약한 상태인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휴전이 위험에 처하고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최근 42일간의 임시 휴전에 합의했다.

양측은 오는 3일부터 영구적인 휴전에 들어갈지를 놓고 협상에 들어갑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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