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까마귀 떼가 도심에 나타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부산에서는 수천 마리 까마귀 때문에 민원이 빗발치자 퇴치반까지 등장했고 서울에서는 까마귀가 초등학생을 위협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홍승연 기자입니다.
<기자>
해가 저물자, 수천 마리의 까마귀 떼가 도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인근 상인 : 올해만 그래요. 딱 7시 정도 되면 어디서 날아오는데, 엄청 날아옵니다.]
전깃줄을 뒤덮은 까마귀 떼에 인근 도로는 배설물 천지가 됐습니다.
[배예준/부산 북구 : 시끄럽기도 하고 버스정류장이나 주변에 오물이 많아서 다니기가 불편해요]
까마귀가 자주 지나다니는 거리는 이렇게 배설물로 가득합니다.
지자체가 매주 물청소를 하고 있지만, 배설물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최근 두 달간 부산 북구청에 접수된 까마귀 관련 민원은 90건이 넘습니다.
매일 밤 레이저와 소음을 이용해 까마귀를 쫓는 임시 퇴치반을 지난달부터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김근덕/까마귀 퇴치반 : 잘 안 가니까 (힘들어요) 여기 갔다가 저기 갔다가 하니까….]
까마귀가 도심에서 전깃줄을 쪼아 발생한 정전 피해는 2021년 21건에서 지난해 45건으로 늘었습니다.
소방 당국에 신고된 까마귀 관련 출동 건수는 3년 전 99건에서 지난해 321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최근 서울에서는 하굣길에 까마귀가 낮게 날면서 초등생에게 접근해 위협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제보자 : 아이들이 간식을 사 들고 다닐 때 출몰해요. 저희 아이한테 공격한 적이 있었어요. 다른 여자 친구를 공격하는 거를 보고….]
전문가들은 도시 주변으로 개발이 확장하면서 숲이 서식지인 까마귀가 터전을 도심으로 옮기는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레이저나 소음 대책 같은 지속적인 방해 활동으로 까마귀 떼가 도심에 자리 잡는 걸 막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저녁 7시만 되면" 머리 위로 '슥'…검게 뒤덮인 도심
입력 2025.01.31 21:00
수정 2025.01.3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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