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KRX 한국거래소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 연속(월간 기준)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긴 순매도세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오늘(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0분 기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1천211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이로써 이달 외국인은 8천878억 원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연속 '팔자' 행렬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외국인이 6개월 연속으로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한 것은 금융위기인 지난 2008년 6월∼11월 이후 처음입니다.
설 연휴 전까지만 해도 이달 외국인 수급이 6개월 만에 순매수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과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 등 연휴 기간 나온 악재가 이날 한 번에 반영되며 매도세가 거세졌습니다.
또한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하며 통상 정책 불확실성이 부각된 것도 외국인의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압박은 아시아 신흥국 자산 시장에 악재라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흐름이 매도세가 나타날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든 점은 다행스러운 대목 중 하나입니다.
월간 기준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8월 2조 8천682억 원에서 지난해 9월에는 7조 9천213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이후 지난해 10월(4조 7천억 원), 11월(4조 3천38억 원), 12월(3조 438억 원)을 거쳐 지속적으로 줄었고, 이달에는 8천억 원대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번 달로 좁혀 봐도 이날을 제외하면 지난 24일까지는 2천333억 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는 점에서 추세적으로는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앞서 리포트를 통해 "국내 주식 시장이 가격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지면서, 주식 시장을 떠나갔던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에 다시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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