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카스타익의 한 도로변에서 소방관들이 휴즈 화재로 인한 불길을 모니터링하며 물을 뿌리고 있다.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달 세 번째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23일(현지시간) 이틀째 확산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53분에 LA 카운티 북부 캐스테이크호 인근에서 발생한 '휴스 산불'이 이날 오전 10시 34분 기준으로 1천176에이커(41.2㎢)로 번졌습니다.
하루 만에 여의도 면적(4.5㎢)의 10배에 가까운 규모를 태운 것입니다.
수백 명의 소방관이 출동해 불길과 싸우고 있지만, 화재 진압률은 아직 14% 수준입니다.
당국은 화재 지역 인근 주민 3만 1천 명에게 대피 명령을, 잠재적인 위협이 있는 2만 3천 명에게 대피 준비를 하라는 경고를 내렸습니다.
CNN 등에 따르면 대피령이 떨어진 지역에는 카운티 교도소의 일부 시설이 있어 수감자 약 470명이 다른 시설로 이감됐습니다.
아직 이번 화재로 건물이 파손되거나 인명피해,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이날 자정을 넘긴 한밤중에는 게티 미술관과 가까운 벨-에어 지역에서도 또 다른 산불('세풀베다 산불')이 발생해 주민들을 긴장시켰습니다.
소방관 250여 명이 출동해 신속히 대응하면서 이 산불은 0.16㎢를 태운 뒤 진화됐다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전날 LA 서북부 지역에는 시속 67km에 달하는 돌풍이 불면서 불길의 확산을 부채질했습니다.
미 기상청(NWS)은 극도로 건조하고 강풍이 부는 날씨가 오는 24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이후 주말에는 기다리던 비 소식이 예보돼 소방 당국과 주민들이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NWS에 따르면 주말인 25∼26일 LA 일대에는 12.7∼19.1㎜ 정도의 비가 올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리 많지 않은 강수량이지만, 3개월 넘게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바짝 마른 이 지역에는 단비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화재 지역의 지반이 취약해진 상태에서는 이 정도의 비로도 산사태나 토석류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해 당국이 대비 태세에 들어갔습니다.
LA에서는 지난 7일 서부 해변과 동부 내륙에서 2건의 대형 산불이 잇달아 발생해 이날까지 16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부 해변의 '팰리세이즈 산불'은 현재까지 94.9㎢를, 동부 내륙의 '이튼 산불'은 56.7㎢를 각각 태웠습니다.
현재 두 산불의 진압률은 각각 72%, 95% 수준입니다.
두 산불 역시 강풍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소방관들이 구축한 방어선 덕에 더는 확산하지 않고 있다고 당국은 전했습니다.
두 화재는 최소 28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불에 탄 건물은 약 1만 6천 채로 추정됩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재난관리서비스 업체 KCC는 이번 화재에 따른 보험 손실액이 약 280억 달러(약 40조 2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치를 내놨습니다.
캘리포니아 주(州)의회는 이날 LA 산불 피해자 지원과 지역 인프라 복구 등을 지원하기 위해 주 정부 예산 25억 달러(약 3조 6천억 원)를 지출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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