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 및 대유위니아그룹 임금체불 관련 청문회에서 강한승 쿠팡 대표 등 참석한 증인들이 선서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오늘(21일) '쿠팡 택배 노동자 심야 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에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이 불참한 데 대해 질타했습니다.
청문회에 참석한 쿠팡 한국법인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날 제기된 노동 문제와 관련해 개선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는 강한승 쿠팡 대표와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 등 세 명이 참석했습니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습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오늘 청문회 결과를 봐서 다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음에 출석을 요구할 때는 김 의장이 반드시 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도 "오늘 청문회가 효용이 있는지 위원장께서 짚어달라. 맹탕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취임식에 갔다고 하니 참 황당하다. 국회를 이렇게 무시하고 청문회를 (이렇게) 대하는데 (앞서) 동행명령장 얘기도 있으나 고발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노동자들의 죽음보다 훨씬 중요한 일인가"라며 "노동자들의 죽음을 발 딛고 쿠팡을 만든 CEO 답다는 생각이 든다. 강하게 유감을 표시하고 위원장께서도 조치를 취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강한승 대표 등 쿠팡 최고경영자들은 심야 노동 문제 등에 대한 개선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노동계는 쿠팡이 새벽 로켓배송을 위해 물류센터 직원과 배송 기사들에게 연속해서 심야 노동을 하게 해 건강권과 사람답게 살 권리를 침해한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앞서 쿠팡은 작년 12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간담회에서 연속 심야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강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사회적 대화를 통해 도출되는 (노동 문제 관련) 결론에 대해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상혁 녹색병원장은 "쿠팡은 교대노동을 하지 않고 야간에 고정된 노동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자율신경계가 망가져서 문제가 생긴다"며 "(주-야간) 교대 노동 방식을 도입하거나 야간 노동의 강도를 주간노동보다 훨씬 약하게 줄이는 방법을 권고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는 2020년 쿠팡 칠곡캠프에서 사망한 장덕준 씨의 어머니와 지난해 5월 쿠팡 심야 로켓배송 업무 후 사망한 정슬기 씨의 아버지가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새벽 쿠팡 측과 합의가 이뤄져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장덕준 씨의 어머니는 쿠팡 경영진의 대면 사과를 받고 싶다는 요청을 전했고, 이에 강한승 대표 등 쿠팡 경영진 3명은 유족을 만나겠다고 답했습니다.
또 쿠팡의 '취업제한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홍용준 CLS 대표는 "일부 광범위하게 (사용) 됐던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강한승 대표는 "(해당) 자료와 관련해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일부 사과했습니다.
다만 홍 대표는 해당 리스트는 쿠팡에서 절도·성추행·폭행 등 사건 연루자를 대상으로 작성됐고, 일반 직원들을 과로하게 만드려고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쿠팡 경영진은 블랙리스트 제보자와 의혹을 보도한 취재진에 대한 고소고발도 즉각 취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댓글 아이콘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