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대전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 택시를 타고 온 중학생 3명이 점포 앞을 두리번거립니다.
일행들이 바깥에서 망을 보는 사이 중학생이 미리 준비해 온 망치를 꺼내 무인계산대 자물쇠를 힘껏 내려칩니다.
마침 CCTV를 통해 이들의 절도 행각을 지켜보던 업주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스피커로 경고하자 그대로 줄행랑을 칩니다.
[무인점포 업주 : 들어오자마자 가감 없이 (내리치고) 밖에서 망보고 하더라고요.]
주차장에 숨어 있던 남학생은 경찰을 보자 이렇게 차가 다니고 있는 8차선 도로를 넘어 위험한 도주를 감행했습니다.
300미터가량 추격전 끝에 이들을 체포한 경찰은 이들이 망치를 전날 미리 구입하고 망보는 사람과 훔치는 사람 등 역할을 나눠 범행을 철저히 계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손승효 / 대전 중부경찰서 유등지구대 경사 : 8차로를 건너간 다음에 이 친구가 힘이 들었는지 포기하고 계속 쫓아가서 잡았습니다. 유흥비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무인점포 절도 범죄 가운데 10대의 비중은 52%로 절반이 넘습니다.
다른 절도 범죄에 비해 10대 비율이 월등히 높은데, 상당수가 14세 미만 '촉법소년'이어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10대들 사이에서 무인점포 절도 요령이 SNS로 공유되는 등 절도 범죄가 하나의 놀이처럼 번지고 있는 것도 문젭니다.
[이윤호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촉법이건 아니건 관계없이 크건 액수가 크건 작건 모든 절도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한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만 범죄 억제가 되겠죠.]
경찰은 14세를 넘긴 피의자 3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하는 한편,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강력 범죄의 경우 법에 따라 처벌되고 반드시 검거된다며 모방 범죄에 대해 엄중히 경고했습니다.
(취재 : 박범식 TJB, 영상취재 : 박금상 TJB,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D리포트] 중학생들 망치로 무인점포 '쾅쾅'…주인 목소리에 '줄행랑'
입력 2025.01.2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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