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윤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현직 대통령 첫 사례

<앵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조금 전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청구했습니다. 공수처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한성희 기자, 체포 당일 한 차례만 조사를 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거네요.

<기자>

공수처 수사팀은 체포 당일인 그제(15일)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을 10시간여 첫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고, 사실상 첫 조사는 진척 없이 이뤄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첫 조사에서 질문에는 답하지 않으면서도, 12·3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말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자신이 선포한 계엄을 "판·검사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오직 대통령만이 판단할 수 있는 통치행위"라고 말한 게 저희 취재 결과 드러난 건데요.

내란 혐의를 부인할 뿐 아니라, 지금 이뤄지는 모든 수사와 향후 사법부 재판까지 부정하는 취지로 보입니다.

수사팀은 윤 대통령이 첫 조사 이후 어제와 오늘, 이틀 연속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자 당장 출석을 더 요구하기보다는 구속한 이후 조사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수처는 오늘 오후 5시 40분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현직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예고한 대로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서부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법원에 구속영장도 청구하는 게 통상적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앵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기관의 구속영장 청구, 처음 있는 일인데 앞으로 절차는 어떻게 진행이 됩니까?

<기자>

윤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토요일인 내일 열릴 걸로 보입니다.

심문에서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이나, 법원 관할 주장을 이어가며 현직 대통령 신분이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공수처는 구속 필요성을 강조하며 윤 대통령이 체포 전 3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한 점, 체포 단계에서 경호처를 앞세워 영장 집행을 방해한 점,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점 등을 들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심문에 나올지는 불투명한 상태인데, 나오지 않으면 피의자에게 불리하다는 게 법조계 중론입니다.

만약 심문에 나온다면, 심문 이후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게 됩니다.

만약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공수처는 체포영장을 집행한 날로부터 10일간 윤 대통령을 구속 상태에서 조사한 뒤 사건을 서울 중앙지검으로 넘길 예정입니다.

검찰은 구속기한을 한 차례 연장한 뒤 남은 10일간 윤 대통령에 대한 추가 조사를 거쳐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납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김승태, 영상편집 : 김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