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상청(NWS)은 이날 LA 카운티와 벤투라 카운티 일부 지역에 "특별히 위험한 상황" (Particularly Dangerous Situation ; PDS)에 해당하는 적색경보를 발령했습니다.
미 기상청은 이러한 바람이 "폭발적인 화재 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바람은 이날부터 점차 강해져 다음날인 14일 오전 4시부터 15일 정오까지 일부 지역에서 시속 89∼113㎞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바람의 방향은 주로 북동풍·동풍이며, 이 지역의 습도가 10∼20%대로 낮아 화재 위험이 높다고 기상당국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바람은 지난주 바람만큼 강하고 파괴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바람이 동쪽으로 향하고 있어 벤투라 카운티의 대부분은 지난주 서부 연안의 바람보다 강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지역에서 악명 높은 '샌타애나' 돌풍이 주로 밤에 강해지는 경향을 고려하면 이날 밤부터 14일 오전, 14일 밤부터 15일 오전 사이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산불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추가로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작지 않습니다.
LA 카운티 소방국장 앤서니 머론은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15일까지 화재에 취약한 기후 여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바람의 기세가 다소 주춤한 사이 화재 진압에 소폭 진전을 이뤘다고 소방 당국은 밝혔습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LA 카운티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은 14%, 동부 내륙의 '이튼 산불'은 33%의 진압률을 기록해 전날(각각 11%, 27%)보다는 나아졌습니다.
북부 샌퍼넌도 밸리에서 발생한 '허스트 산불'(피해면적 3.2㎢)는 불길이 거의 잡혀 95%의 진압률을 보이고 있으며, 그보다 작은 규모였던 2건의 산불은 완전히 진화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9만 2천여 명이 집을 떠나 대피 중이고, 8만 9천여 명이 대피준비 경고를 받은 상태입니다.
지난 7일 시작된 팰리세이즈 산불(96㎢)과 이튼 산불(57.1㎢)은 현재까지 총 153.1㎢를 태웠습니다.
이는 여의도 면적(4.5㎢)의 34배가 넘고, 서울시 면적(605.2㎢) 대비 4분의 1이 넘는 규모입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에서 8명, 이튼 산불 지역에서 16명으로 총 24명입니다.
실종 신고는 현재까지 23건이 접수됐습니다.
이들 지역에서 화재로 소실된 건물은 1만 2천여 채로 추산됩니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이번 화재의 잔해물을 제거하는 데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CNN 방송에 말했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비상대응 당국 관계자들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LA를 원래대로 되돌리려면 수백억 달러가 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따라서 우리는 의회가 이를 위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며 "우린 반드시 이를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다음 주쯤 산불 피해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20일 취임 후 캘리포니아를 방문해 산불 피해 및 긴급 대응 필요성을 파악할 예정이라며 방문 시기는 다음 주 후반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산불 최대 피해지역인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주민은 소방용수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LA 수도전력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인근 저수지의 물이 빠진 채 보수되지 않은 데다 소화전의 수압이 부족해 소방관들이 화재를 제대로 진압할 수 없어 결국 강풍을 타고 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산불 피해 지역에서는 약탈 등 범죄도 계속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LA 경찰국은 대피구역 야간 통행금지 위반, 절도, 소방관 사칭, 기물 파손 등으로 14명을 붙잡았고, LA 카운티 보안관실은 불법 드론 비행 등 혐의로 34명을 체포했습니다.
또 LA 카운티 지방검사장 네이선 호크먼은 숙박업체와 의료용품 판매업체 등에서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려 폭리를 취하거나, 일부 사기꾼들이 구호 활동을 내세워 기부금을 가로채는 사기 행각을 포착했다면서 이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NWS 홈페이지 게시 이미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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