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푸틴과 트럼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조율 중이라고 9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을 강조해 온 트럼프 당선인이 특유의 '톱다운' 외교를 통해 종전 협상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과의 회의 전 발언에서 "그가 만나기를 바라고 있고, 우리는 그것(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회담과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까지 공언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을 강조해 왔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미국이 불필요한 자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주장이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3자 회동 형식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트럼프 당선인은 푸틴 대통령과도 직접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왔습니다.
그는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러시아 군인들이 "천문학적으로" 희생되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과도 대화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 뒤 푸틴 대통령이 같은 달 19일 트럼프 당선인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하자 그는 최대한 빨리 푸틴 대통령과 만나 종전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적극적인 중재 의지를 보이면서도 구체적인 종전 구상을 직접 공개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그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보류하고 현재의 전선을 동결시키는 방안이 거론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종전 후 유럽의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며 휴전 상황을 감시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내용이 미국 언론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본다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종전 협상의 주요 쟁점은 점령한 상대국 영토에 대한 처리가 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20% 정도를 점령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 일부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국경선 규획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여부 등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을 안보보장책, 평화협상 타결 후 합의를 이행할 방안 등도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종전 후 유럽의 평화유지군을 자국에 배치하는 방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는 반드시 '나토로 가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조치여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필요성을 앞세운 바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구상을 반영한 현실적인 종전 시점을 향후 6개월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반년 안에 전쟁을 해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6개월이라는 시간이 있기를 바란다. 아니, 6개월 훨씬 전이 좋겠다고도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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