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흙으로 메우거나 철골로…4개 공항 개선 착수

<앵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 형태의 방위각 시설을 정부가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이게 규정 위반은 아니지만, 국내 다른 공항에도 이런 형태의 시설이 있는 만큼, 상반기 안에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습니다.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무안공항과 같이 콘크리트 둔덕 형태의 방위각 시설이 설치된 여수공항입니다.

둔덕 높이가 무안공항보다 훨씬 높은 4m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포항경주공항에 2m, 광주공항에도 1.5m 높이의 콘크리트 둔덕 형태의 방위각 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박상우/국토교통부 장관(어제) : 콘크리트 둔덕과 같은 공항 시설에 대해 국민들께서 우려하고 계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방위각 시설이 종단 안전구역 밖에 있어서 규정 위반은 아니라면서도, 위험성이 확인된 만큼 개선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우선 현장 점검을 통해 정확한 크기와 재질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현재 검토되는 개선 방안은 2가지입니다.

둔덕을 모두 제거한 뒤 부러지기 쉬운 경량 철골 구조로 시설을 다시 세우거나, 활주로를 흙으로 메워 수평을 맞춰 둔덕이 필요 없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김인규/한국항공대 비행교육원 원장 : 잘 버틸 수 있느냐 하는 건데 그게 현재 공학이나 이런 면에서 그리 어려운 부분은 아니라고 봐요. 외국에도 분명히 그런 사례들이 있고 중요한 거는 재발을 방지하는 거잖아요.]

한시가 급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국토부는 실측 검사를 토대로 공항 상황에 맞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이 담긴 '항공 안전 혁신방안'은 상반기 중에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둔덕 형태의 시설 정보를 항공고시보에 실어 조종사들이 숙지할 수 있게 할 방침입니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모호한 공항시설 규정들을 안전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향으로 서둘러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