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테라 사태' 권도형 미국 송환후 첫 법정 출석…혐의 부인

스크랩 하기
'테라 사태' 권도형 미국 송환후 첫 법정 출석…혐의 부인
▲ 권도형 씨 기소인부 심리가 열린 뉴욕 남부연방법원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씨는 2일(현지시간) 뉴욕 연방법원에서 사기 등 각종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권 씨는 이날 맨해튼 소재 뉴욕 남부 연방법원의 치안판사 로버트 러버거 앞에서 자신의 변호사 앤드루 체슬리를 통해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AP통신,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권 씨가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인도된 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이 처음입니다.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뱅크먼-프리드 역시 이 법원에서 재판을 받았습니다.

권 씨는 이날 법정에서 자신이 영어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외에는 발언하지 않았습니다.

권 씨는 보석 없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는 데 동의했으며, 심리 후 브루클린의 연방구치소에 수감됐습니다.

앞서 지난해 3월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권 씨를 체포한 몬테네그로는 지난달 31일 권 씨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권 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으며 권 씨도 미국보다 처벌이 약한 한국행을 희망했으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지난 2022년 '테라·루나' 폭락사태를 계기로 권 씨를 8가지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테라폼랩스 발행 가상화폐 테라USD(UST·이하 테라)의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속이고 TV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허위 정보를 퍼뜨린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2021년 5월 테라 가치가 기준치인 1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테라 프로토콜'이라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가 자동으로 회복됐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테라폼랩스와 계약한 투자회사가 테라를 몰래 사들이도록 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부양한 시세조종 혐의도 받습니다.

검찰은 권 씨의 이런 허위 주장으로 개인 및 기관투자자들이 테라와 연동된 가상화폐 루나를 사들이도록 했고,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루나의 가치는 2022년 초 500억 달러(약 73조 6천억 원)까지 치솟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테라와 루나 가격은 폭락했고 이는 권 씨의 말을 믿고 두 화폐를 사들인 투자자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돌아갔습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 같은 성장의 대부분은 권 씨의 테라폼랩스와 그 기술에 대한 권 씨의 뻔뻔한 기만행위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이날 업데이트한 공소장에서 권 씨에 대해 자금세탁 공모 혐의도 추가했습니다.

미국에서 형사재판은 피고인이 직접 출석해야 하며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 기소 이후 추가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권 씨는 형사재판과 별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이미 패소했습니다.

권 씨 측은 SEC와의 소송에서 투자자들을 기만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권 씨와 테라폼랩스가 실패한 상황에서조차 자신들이 만든 가상화폐 상품 및 그 작동 방식에 진실성을 가졌다고 항변한 바 있습니다.

권 씨는 이후 SEC와 44억 7천만 달러(약 6조 5천억 원) 규모의 환수금 및 벌금 납부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권 씨의 회사는 이후 파산을 신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딥빽X온더스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