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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AI 시대'지만…"그래도 사람이 중요하죠"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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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라듣는 뉴스룸] 김형석 작곡가
김형석 더골룸
'히트곡 제조기'로 통하는 작곡가 김형석 씨는 요즘 AI 기술을 자신의 작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4월 한 작곡 공모전에서 뽑힌 곡이 AI가 만든 곡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 적이 있는데요, 이렇게 모두가 작곡가가 될 수 있는 AI 시대일수록 아티스트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간의 '불완전성'이 오히려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김형석 씨로부터, AI 시대 예술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이야기 들어봅니다.
 

이정애 기자 : 'AI 시대에 K팝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이냐' 얘기를 나눴었는데 작곡가이신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저런 분이 계시는구나라고 놀라셨다는 분들도 많았거든요. 그 얘기도 덧붙여 주시겠어요?

김형석 작곡가 : 음악을 만들 때 예전에는 피아노 치고 다 해야 되잖아요. 근데 지금 피아노 안 쳐도 음악 만들거든요. 컴퓨터 프로그래밍 해가지고 드래그해서도 만들고, 샘플 소스들을. 그래도 작곡가예요. 그다음은 AI가 말로 다 하잖아요. 말로 수노(Suno)나 오디오 같은 AI 음악 솔루션으로 다 하잖아요. 결국 쓰기 편해진 거잖아요. 피아노를 꼭 쳐야 되는 게 아니고 프로그램으로 할 수 있고 말로 할 수 있고. 단지 쓰기가 편해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AI로 쓰는 게 맞냐 틀리냐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봐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냐가 더 훨씬 중요해지는 거죠. 모두 다 작곡가인 시대니까 내 안에 내가 뭐가 있느냐가 훨씬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상상력이든 창의력이든 혹은 철학이든 혹은 불완전한 인간이 갖는 스토리 드라마든, 진실성 리얼리티든 이런 것들이 훨씬 중요해진다고 생각하는데, 누구나 아트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아티스트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사람. 사람이 훨씬 중요해지는 것 같고. 그래서 모든 사람이 작곡가 혹은 크리에이터일 때 잠재적인 이 크리에이터들을 어떻게 하면 가치 있게 하고 행복하게 해주지? IP의 개념이 그렇게 바뀌는 것 같아요.

옛날에 창작자들은 어떤 집단이었지만 이제는 모두 AI의 기능을 통해서 창작자가 되는 시대에, 우리가 이런 창작물에 대해서 개념을 조금 달리해야 될 필요는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좀 들었고요. 그럼 어떤 게 가치가 있을까? 내가 내 얘기를 통해서 AI를 빌려서 만든 음악이 많이 들려졌으면 좋겠다. 가치를 가지려면. 그것들이 일종의 공공재 같은 거잖아요. 누구나 다 하는 거니까. 근데 이 음악들이 어떤 리얼리티, 어떤 드라마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줬으면 좋겠다. 그게 어떤 도네이션과 연결할 수도 있고, 그들의 이야기들을 음악으로 만들어서 일정 부분 도네이션 하고.

누구나 다 들을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이거는 미디어에서는 사실 불가능하거든요. 기존 엔터테인먼트의 회사들도 있고. 그럼 이런 것들을 차라리 매장 음악으로 풀면 어떨까. 그리고 라디오 큐시트처럼 어떤 커피숍에 당신의 음악이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나와요라는 걸 문자 발송해 주면 되게 뿌듯해하지 않을까. 그럼 기업의 마케팅 비용을 회사는 레버리지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것들이죠. 그러니까 생태계를 만드는 거죠. AI든 AI를 사용하지 않든 이 음악들이 자꾸 들리게 하고 도네이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가치를 갖게 하고 혹은 거래하게 하고 그런 생각들이 막 바뀌더라고요.

김형석 더골룸
그러니까 기차가 나왔는데 말의 풀 먹이를 생각하는 것보다는 기차가 나왔을 때 어떤 산업이 확장될 것인가 변화될 것인가 이런 거잖아요. 역사를 보면. 어찌 보면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거죠. 다른 종 혹은 다른 기계가 내 생각을 대신해 주고 내 생각을 더 확대해 주고 도와주는 건 처음이거든요. 그러니까 이 시대에 과연 창작물들은 어떤 형태의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될 것이고 변화될 것인가. 이런 것들을 계속 실험해 보고 겪어보고, 왜냐하면 레퍼런스가 없으니까 시도해 보는 거죠. 그러면서 예를 들면 블록체인하고 연결할 것인가. 그러면 NFT처럼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줄 것인가. 그러면 그 가치는 또 무엇일까. 이제 이런 고민들을 하게 되는 거예요.

계속 고민하고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 해보는 거죠. 해보면서 그다음 스텝들을 밟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NFT 때만 해도 그냥 막연하게 NFT라는 걸 생각을 하지만 그걸 실제 만들어서 오픈 씨(OpenSea) 같은 플랫폼에 풀어보면서 NFT가 실제 실물 경제, 어떤 커뮤니티랑 엮여야 되는구나, 이래야 그다음에 어떤 매출이 일어나는구나, 가치가 생기는구나 이런 것들을 겪듯이 마찬가지로 음악 콘텐츠들 혹은 미술도 마찬가지고 영상도 마찬가지겠죠. 시나리오도 마찬가지고 웹툰도 마찬가지고 패션, 건축까지 다 창작물의 도우미 역할을 하니까, 그런 것들을 겪어보면서 계속 실험해 보는 것. 지금은 그때가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근데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은 AI는 어쨌든 기술이잖아요. 기계잖아요. 빅데이터를 통한. 인간의 상상력이나 터치가 들어가고 그걸 통해서 어떤 선한 영향력을 줄까가 중요한 가치인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모르겠어요. 좀 지나고 나면 제 생각도 바뀔 수 있죠. 근데 지금까지는 그런 실험을 계속해 보고 있습니다.

김수현 기자 : AI가 그러면 만들어낸, 생성해 낸 작품들에 대해서 저작권은 어떻게 되느냐 이런 얘기들도 많이 하잖아요.

김형석 작곡가 : 기존에 지금 저작권은 그걸 인정하지 않아요.

김수현 기자 : 인정하지 않죠. 네.

김형석 작곡가 : 기존에 있던 창작자들의 포지션이 줄어들까 봐 보호를 해줘야 되잖아요. 그렇지만 AI로 만들어낸 음악들이 앞으로 쓰나미처럼 올 거거든요. 모든 사람들이 쉽게 만들 수 있으니까. 그럼 이게 부팅이 될까, 기존에 있는 저작권법과 AI로 만든 게 충돌이 많은데 따로 어떤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근데 어떤 장치를 하지? 이 고민인 거죠. 일종의 카오스예요. 지금. 어떤 현명한, 합당한 방법들을 찾아내겠죠.

김수현 기자 : 풀어야 할 문제는 굉장히 많을 것 같긴 해요.

김형석 작곡가 : 가장 핵심은 저작권.

김수현 기자 : 그렇죠. 그리고 사실 그렇게 되면 전문적으로 음악을 공부하고 오랫동안 정진해 온 분들하고 AI한테 이렇게 만들어줘 해서 한 거랑, 사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듣기에는 그게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단 말이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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