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뜩이나 힘든데 계엄 사태까지 겹치면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정준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기업 구내식당, 점심시간 배식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식사 값은 4천 원이 채 되지 않습니다.
[심유성/직장인 : 나가서 먹는 것보다 훨씬 더 저렴하니까 최대한 구내식당을 이용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반면, 인근 먹자골목의 식당에는 테이블 대부분이 비어 있습니다.
[김계화/식당 사장 : 많이 팔 때는 (점심 메뉴) 120개 정도 파는데 지금은 40개밖에 못 팔아요.]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에 비해 무려 12.3포인트 떨어진 88.4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락폭입니다.
이번 조사는 계엄 발동과 1차 탄핵 투표 불성립 직후인 지난 10일부터 일주일간 이뤄졌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고 금융시장도 충격을 받은 시점이었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생활형편 전망 등 6개 지수로 구성되는데, 이 중 현재의 경기판단과 향후 경기전망이 눈에 띄게 하락했습니다.
소비지출 전망 중에선 여행과 외식, 의류 같이 당장 시급하지 않은 지출을 줄이겠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실제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여행 계획을 보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조경우/서울 용산구 : (환율이) 확실히 크게 부담되기도 하고 내년은 취소하고 내후년을 봐야 되나 (생각합니다.)]
[최종민/여행사 대표 : 달러로 견적을 주는데 요즘 많이 달러가 올랐잖아요. 엄청. 예약해 놨던 것도 이제 취소를 많이 하고….]
소비심리 위축은 내수 침체의 골을 깊게 하고, 자영업자 부실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빨리 해소되는지에 따라 소비심리 회복 속도가 결정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 VJ : 정한욱)
계엄 여파까지…소비심리, 팬데믹 후 최대 폭 악화
입력 2024.12.24 20:52
수정 2024.12.2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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