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상계엄 사태의 배후 기획자로 의심받고 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북한의 공격을 유도한다는 취지의 표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그 수첩에는 또 정치인과 언론인이 '수거 대상'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손형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찰 특별수사단이 지난 15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수첩은 손바닥 크기의 6, 70페이지 분량입니다.
경찰은 이 수첩이 노 전 사령관 혐의를 뒷받침할 핵심 증거로 보고 수사를 이어왔습니다.
수첩에는 문장보다는 단편적인 단어들이 주로 나열돼 있는데, '북방한계선 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표현이 적혀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 표현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계엄을 위해 북한을 의도적으로 자극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맥이 닿는 부분이라 사실관계를 확인 중입니다.
다만, 실제로 움직임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노 전 사령관은 체포 직전 SBS와 통화에서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북한 도발에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상원/전 사령관 : 원점을 포격한다든지 그러면 그 안보 불안을 조성해서 전쟁 상황을 유발할 수 있고 국민한테 불안감 공포감 조성하니까….]
수첩 안에는 '국회 봉쇄'라는 표현도 있었고, 정치인과 언론인, 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으로 지칭하고 판사 등 일부 대상자의 실명도 기재돼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경찰은 '수거'라는 표현이 체포의 의미로 보인다며, 이들에 대한 수용과 처리 방법도 수첩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회 현안질의에서는 해당 수첩에 '사살'이라는 표현도 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윤건영/민주당 의원 : 사살이라는 표현이 있었습니까? 사실이 부합한다라고 보면 되겠죠?]
[우종수/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 부합합니다.]
경찰은 노 전 사령관이 진술에 소극적이라 계엄 전 '햄버거 회동'을 한 정보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더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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