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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이상 낳고 국민연금 더 받아…출산크레딧 수혜자 매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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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크레딧 (사진=국민연금공단, 연합뉴스)

출산 또는 입양으로 둘 이상의 자녀를 둬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늘어난 덕분에 노후에 더 많은 연금액을 타는 사람이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출산크레딧 제도가 점점 무르익으면서 수혜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출산크레딧은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해 출산을 장려하고, 여성 가입자의 연금 수급권 획득 기회를 확대해 연금 사각지대를 줄이려는 취지로 2008년 1월 도입됐습니다.

오늘(16일) 국민연금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출산크레딧 적용을 받는 국민연금 누적 수급자는 제도 시행 첫해인 2008년 5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 24명에 이어 2014년 287명, 2015년 412명, 2016년 627명, 2017년 888명, 2018년 1천명, 2019년 1천354명, 2020년 2천67명, 2021년 2천959명, 2022년 4천269명, 2023년 5천37명 등으로 매년 꾸준히 늘었습니다.

2024년 6월 기준 출산크레딧 수급자는 5천981명이었습니다.

출산크레딧 (사진=국민연금공단, 연합뉴스)

출산크레딧 지급액도 2014년 7천600만 원에서 2015년 1억3천700만 원, 2016년 2억2천200만 원, 2017년 3억1천700만 원, 2018년 4억800만 원, 2019년 5억709만 원, 2020년 7억4천184만 원, 2021년 11억1천534만 원, 2022년 16억5천629만 원, 2023년 22억4천553만 원 등으로 매년 불어나고 있습니다.

2024년 6월 현재 지급액은 13억5천451만 원으로 앞으로도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산크레딧은 2008년 1월 1일 이후 둘째 자녀 이상을 출산(입양)한 경우 국민연금을 받을 시점에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해 주는 제도입니다.

둘째 자녀를 둘 경우 가입 기간을 12개월 더해주고 셋째부터는 자녀 1명당 18개월을 추가해 최대 50개월까지 인정해줍니다.

출산크레딧 (사진=국민연금공단, 연합뉴스)

출산크레딧으로 가입 기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월 연금액은 더 늘어납니다.

이를테면 가입 기간이 12개월 늘면, 매달 받는 연금액이 추가로 월 3만1천380원(2024년 기준) 증가합니다.

실제로 올해 국민연금 700만 번째 수급자가 된 박 모(63) 씨는 1988년 4월 2일 사업장 가입자로 시작해서 반납금과 추납 보험료를 포함해 298개월분 보험료 4천395만 원을 냈습니다.

게다가 박 씨는 다자녀 부모에게 주어지는 출산크레딧 혜택으로 가입 기간 18개월을 추가로 인정받았습니다.

이 덕분에 월 4만7천 원이 늘어난 90여만 원을 올해 11월부터 매달 받고 있습니다.

다만 출산크레딧은 명칭과는 달리 정작 여성에게 거의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출산크레딧 적용 시기와 지원방식이 여성이 처한 상황에 잘 맞지 않아서입니다.

2024년 6월 기준 출산크레딧 수급자 5천981명 중 남성은 5천849명(97.8%)이고, 여성은 132명(2.2%)에 불과한 통계가 이런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현행 제도는 가입자가 출산하자마자 크레딧 혜택을 주는 게 아닙니다.

자녀를 낳고 한참 시간이 지나서 노후에 국민연금을 받는 수급 연령에 이른 시점에서야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출산 행위 시점이 아닌 장래 연금 수급 시점에 가입 기간 인센티브를 주는 지원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선진국 대부분은 출산크레딧을 출산 직후 적용하고 있습니다.

또 출산크레딧은 부모가 모두 국민연금에 가입했을 때 부모 합의로 어느 한 사람의 가입 기간에만 추가되는데, 만약 두 사람이 합의하지 않으면 추가 가입 기간을 서로 균등하게 나눠서 각자의 가입 기간에 산입됩니다.

출산크레딧 적용 시점과 지원방식이 이렇다 보니, 일반적으로 부부 중 연금 수급 시기에 먼저 도달하는 남성이 훨씬 유리합니다.

게다가 여성은 출산으로 소득 활동을 중단하는 등의 이유로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가입 기간 10년(120개월)조차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불리할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더욱이 명색이 '출산' 크레딧인데 출산휴가 기간에는 적용되지 않는 등 출산에 대한 직접적인 크레딧은 전무해 모순적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출산크레딧에 드는 비용 대부분을 국가가 아닌 국민연금 가입자가 부담하는 것도 문제로 꼽힙니다.

현재 출산크레딧 소요 재원은 국고 30%, 국민연금 기금 70%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금 기금은 가입자의 보험료로 조성됩니다.

결국 가입 기간 인정에 따른 지출 재원을 다른 가입자가 짊어지는 셈입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 스웨덴 등 해외 주요국은 출산 크레딧을 국가가 전액 지원합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2023년 기준 출산크레딧 총 지급액 22억4천550만 원 중 국고 부담은 고작 5억2천50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저출생 개선 대책의 하나로 출산크레딧을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행 출산크레딧 제도는 둘째 아이 출산부터 가입 기간을 추가했으나, 앞으로 첫째 아이를 낳을 때부터 가입 기간을 인정하는 쪽으로 손질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둘째 아이 출산부터 12개월, 셋째 아이부터는 18개월씩 최대 50개월을 추가 가입 기간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인정 대상과 기간을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인정 가입 기간 확대를 우선 추진하고 지원 방식과 재원 분담 비율은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추가 검토할 예정입니다.

(사진=국민연금공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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