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오전 부산 남외항에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에 석유·가스가 묻혀 있는지를 확인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입항해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는 등 '탄핵 폭풍' 속에서 '대왕고래'로 명명된 동해 해저 유망구조에 실제로 가스·석유가 묻혀 있는지 확인하는 탐사시추 작업이 시작됩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부산외항에 정박해 작업에 필요한 물자를 보급 중인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는 오는 17∼18일쯤 출항해 동해 대왕고래 유망구조 내 지정 해역으로 이동합니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현장 해역에서 작업 준비를 마치고 오는 20일 무렵부터 첫 탐사시추를 위한 구멍 뚫기 작업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대왕고래 유망구조는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도시인 포항에서 동쪽으로 50㎞ 이내에 자리 잡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1㎞ 이상 드릴을 내려 해저 지형을 뚫고 들어가 암석을 채취할 계획입니다.
이후 석유공사의 위탁을 받은 미국 유전 개발 회사인 슐럼버거(Schlumberger)가 암석과 가스 등 성분을 분석하는 '이수 검층'(mud logging) 업무를 수행해 가스·석유 부존 여부를 확인하게 됩니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드릴 작업을 통해 시료를 확보하는 데에만 2개월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후 시료 분석 등 과정까지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는 첫 탐사시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표적인 '윤석열표 사업'으로 알려진 대왕고래 가스전 탐사시추는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이 위헌적이고 위법한 계엄령 선포로 직무가 정지된 정치적 상황에서 시작되게 됐습니다.
당장 최근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첫 시추 사업 예산 497억 원이 전액 삭감돼 석유공사는 정부 지원 없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한 번에만 1천억 원가량 드는 사업비를 스스로 마련해야 합니다.
당초 정부와 석유공사는 20%의 성공 확률을 고려해 향후 수년에 걸쳐 최소 5번의 탐사시추가 필요할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야당이 그간 대왕고래 사업이 불투명하게 진행됐다고 비판해온 상황에서 1차 시추에서 뚜렷한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추가 사업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사업을 실제 진행해온 산업부와 석유공사 내부에서는 대왕고래 사업을 자기 치적으로 남기고자 했던 윤 대통령의 의도와 관계 없이 이번 사업의 성공이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인 만큼 정치적 환경 변화와 관계 없이 사업이 장기적으로 진행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동해 심해 가스전은 정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성공 가능성이 20%라면 해외 오일 메이저 등 어느 전문가도 당연히 시추를 해 봐야 한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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