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간담회하는 한강 작가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로서 약 일주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며 글을 쓰는 일의 '희망'을 강조했습니다.
한강은 1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한국 언론 기자간담회에서 "말을 건네고 글을 쓰고 읽고, 귀를 기울여서 듣는 과정 자체가 결국은 우리가 가진 희망을 증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한강은 지난 6일부터 약 일주일간 진행된 '노벨 주간' 행사에서도 '언어는 우리를 잇는 실'이란 취지의 발언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는 "글을 쓰려면 최소한의 믿음은 항상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언어가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없다면 한 줄도 쓰지 못할 것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한강은 6시간에 걸친 노벨상 시상식과 연회에 참석한 소회도 밝혔습니다.
"이 행사를 위해 아주 오랫동안 준비한다고 들었다. 예를 들어 꽃은 이탈리아의 특정 도시에서 주문한다거나"라면서 "많은 사람이 정성을 들여 준비한 행사라고 생각하며 지켜보는 마음으로 참석했다"고 떠올렸습니다.
또 한강은 스웨덴의 어린이 관광지로 꼽히는 '유니바켄'의 평생 무료 이용권을 받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유니바켄은 스웨덴이 낳은 세계적인 동화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과 관련된 작품과 캐릭터 등을 재현해 놓은 박물관 겸 어린이 테마파크입니다.
세 시간 정도 자유시간이 있어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추천을 받아 갔는데, 그 이야기를 유니바켄 측에서 들었는지 평생 무료이용권을 줬다며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인 선물이었다"고 한강은 말했습니다.
린드그렌이 생전 거주한 집을 방문한 것에 대해서는 "증손자가 가이드를 직접 해주셨고, 개인적인 추억을 담아 설명해주신 게 기억에 남는다"며 "아주 소박한 삶을 사신 분인 것 같고, 집에 있는 모든 것이 단순하고 소박해 감동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강은 자신의 수상을 계기로 이른바 각종 '기념사업'이 추진되는 데 대한 소신도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자신은 "책 속에 모든 게 다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서 "어떤 일(사업)을 하고 싶다면 책 속에서 뭔가를 찾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강조한 겁니다.
이어 "만약 어떤 의미를, 공간에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닿기를 원한다면 그건 굉장히 가시적인 방법"이라며 "정말 중요한 건 책 속에 열심히 써놨으니, 그걸 읽는 게 가장 본질적인 것 같다. 그 외에 바라는 점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강은 12일 현지 왕립극장에서 열리는 대담 행사를 끝으로 '일상'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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