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뿐 아니라 계엄군이 여야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해서 관악산 지하에 있는 벙커에 붙잡아두려고 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사람들의 접근이 철저히 차단되는 지하 비밀 시설에 정치인들을 가둬서, 사실상 국회를 해산하려 했던 걸로 보입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지난 2022년 8월 을지연습 중, 윤석열 대통령은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등과 우리 군 전쟁지휘소 B-1 벙커를 방문했습니다.
B-1 벙커는 관악산 암반 지대를 뚫어 개미집처럼 수많은 군사 지휘시설을 숨겨놓은 곳입니다.
핵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데다 이동할 때 카트를 타야 할 만큼 크기가 방대합니다.
유사시 우리 군의 전쟁 지휘소로, 내부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는 기밀입니다.
12·3 비상계엄 때 국군 방첩사령부가 지정한 주요 인사 감금 장소는 바로 이 B-1 벙커였습니다.
[김대우/방첩사 수사단장 : 처음에 지시받기로는 B-1 벙커 안에 구금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를 했고, 그래서 여인형 사령관이 밑에 있는 2실장 통해서 직접 수방사에 가서 B-1 벙커를 확인….]
B-1 벙커에 주요 인사들을 가두면 외부와 연락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는 걸 고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선관위 작전을 주도했던 방첩사가 정치인 체포 역할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정치인 등 주요 인사 14명의 명단을 불러주며 체포하라고 명령한 겁니다.
[김대우/방첩사 수사단장 : (여 전 사령관이) '수사관들을 출동시켜서 수방사로 이송시켜라'라고….]
[조국/조국혁신당 의원 : 그때 여인형 사령관이 불러준 정치인 명단이 14명이죠.]
[김대우/방첩사 수사단장 : 예, 맞습니다.]
계엄군은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저지를 넘어, 정치인들의 체포와 구금을 통해 국회 해산을 시도할 계획이었던 겁니다.
여야 대표 정치인들을 체포해 과천에 수감하려 했다는 체포설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처음 주장했는데 계엄군 관계자가 이를 시인한 겁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대표 (지난 6일) :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그렇게 체포한 정치인들을 과천의 수감 장소에 수감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던 것도 파악됐습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체포 대상 정치인 명단을 알려주며 지원을 요청한 것도 방첩사 주도 정치인 체포 구금 작전의 일환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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