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닥락성, 중부 고원 지대에 위치한 이곳은 기후, 토양 등 커피 재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 베트남 최대 커피 산지입니다.
이 지역도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직접 찾아간 이 농장은 극심한 가뭄으로 아예 일부 커피나무의 관리를 포기했습니다.
푸르른 이 커피나무 잎과는 달리 조금만 이동을 해도 물이 부족해 잎이 노랗게 변해버린 나무도 있습니다.
[가뭄 피해 농장주 : 생산량이 60%에서 70%까지 감소할 수 있습니다. 물 부족으로 인해 나무의 뿌리가 약해지고, 잎은 마르고, 가지는 말라 죽는 상태입니다.]
근처의 다른 농장으로 가봤습니다.
갑자기 불어닥친 이례적 돌풍으로 50그루의 나무가 부러지는 등 피해를 봤습니다.
[돌풍 피해 농장주 : 새로운 나무를 심고 수확하려면 5년이나 걸릴 수 있습니다.]
대규모로 운영하는 커피 농장은 그나마 사정이 낫습니다.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농장 깊숙한 곳까지 호스로 연결해 물을 주고 있습니다.
[농장주 : 그늘목을 심어 나무를 보호하고, 물이 부족하지 않도록 저수지를 만들어 물을 미리 저장..]
베트남 정부가 관개시설 설치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해, 일부에서는 경작을 포기하거나 다른 작물로 눈을 돌리면서, 전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가운데 하나인 베트남의 지난해 생산량은 2022년 대비 10% 넘게 뚝 떨어졌습니다.
원두 생산 자체가 줄다 보니, 커피를 유통하고 수출하는 업체들도 비상입니다.
평소 같으면 이곳 창고에는 커피 원두가 저장돼 있어야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포대만 잔뜩 쌓여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40% 이상 생산되고 저가 커피에 주로 쓰이는 로부스타 원두 가격은 1톤에 5,500달러까지 1년 새 무려 2배 넘게 뛰었습니다.
상대적으로 고가였던 아라비카 원두 가격의 절반 이하였지만 한때 이를 따라잡았을 정도입니다.
[커피 수출업자 : 커피 가격이 1kg당 30,000동에서 40,000동 사이였지만, / 올해는 심지어 134,000동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지난 25~30년간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아라비카 원두' 최대 생산지 브라질에서도 최악의 가뭄과 대형 화재로 생산량이 크게 줄고 있는데, 이상 기후에 대처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다 보니, 2050년까지 전 세계 커피 생산 면적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커피 가격에서 원두가 차지하는 비율은 5~10% 정도로 크지 않지만, 급등한 원두 가격은 커피 판매 가격을 자극할 수밖에 없어 커피가 자칫 '기호식품'에서 '사치식품'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취재 : 김수영,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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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가뭄·돌풍에 커피 생산량 감소…원두 가격은 '급등'
입력 2024.11.28 19:05
수정 2024.11.2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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