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92년 궁중잔치 미수상(안주상) 중 초미 모형
국립고궁박물관은 궁중음식문화재단과 함께 이달 20일부터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궁중음식, 공경과 나눔의 밥상' 특별전을 선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궁중음식에 관한 기록과 그림, 각종 유물 200여 점을 아우르는 자리입니다.
박물관 관계자는 "궁중음식은 국왕과 왕실 가족의 일상을 유지하는 끼니이자 전국에서 올라오는 식재료를 통해 백성의 삶을 살피는 통치의 방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시는 전국 각지에서 제철 식재료를 왕실에 진상하는 과정을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조선 후기에는 사신을 접대하는 부담을 지고 있던 평안도를 제외한 경기, 충청, 전라, 제주, 경상, 강원 등에서 진상품을 올렸는데 제주에서는 감귤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궁중음식을 책임지는 공간과 사람들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습니다.
궁궐 부엌의 간판인 '수라간' 현판, 궁중 요리사인 '숙수'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요리하는 모습을 포착한 그림, 나무 도마와 식칼, 국자 등을 선보입니다.
18∼19세기에 상궁이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음식 조리법, 궁중 잔치를 기록한 의궤에는 다양한 반찬 종류와 식재료를 담은 내용이 남아 있어 왕실 식사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박물관 측은 "흔히 알려진 12첩 반상은 고종(재위 1863∼1907), 순종(재위 1907∼1910) 대의 마지막 상궁에 의해 전해진 수라상 모습으로, 이전에는 대개 7가지 정도의 반찬이 올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궁중의 음식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잔치 음식을 소개하는 부분은 특히 눈여겨볼 만합니다.
왕실에서는 혼례, 왕과 왕비의 생일, 세자 책봉 등 경사스러운 날에 큰 잔치를 열었는데, 1892년 고종 즉위 30주년과 41세 탄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경복궁 잔치를 소개합니다.
박물관은 2층 상설전시실도 새롭게 꾸며 20일부터 선보일 예정입니다.
약 8개월간 단장한 전시실은 국왕의 공간을 주제로 한 '조선국왕'과 왕비의 공간을 다루는 '왕실생활' 두 부분으로 나눠 450여 점의 왕실 유물을 소개합니다.
조선국왕실에서는 조선 왕조의 역사와 정통성을 상징하는 유물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 경복궁에서 출토된 청기와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왕비의 공간, 내전(內殿)을 다루는 왕실생활 부분에서는 왕비 책봉부터 출산, 이후 대비로서의 삶 등 왕실 가족의 일상을 다양한 유물과 실감형 영상으로 보여줍니다.
특별전은 내년 2월 2일까지 열립니다.
(사진=국립고궁박물관 제공, 궁중음식문화재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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