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설악산 국립공원 탐방로가 등산객들 발길에 심각하게 훼손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탐방로 곳곳이 파여나가고 돌계단이 무너져 내리는 등 사람들 안전이 걱정되는 곳도 많았습니다.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설악산 한계령 부근의 탐방로, 사면의 흙이 파여 나가면서 주변보다 60cm 이상 낮아졌습니다.
수많은 등산객이 다녀가면서 탐방로 바닥이 훼손된 뒤 토사 유실이나 침식이 가속화됐기 때문입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저 뿌리까지 들뜨면 밑이 빠진다고 그래서 이 사면 전체가 또 밀려 내려갈 수도 있는...]
탐방로 주변에 뿌리가 드러난 나무들은 쓰러지거나 말라 죽고 있습니다.
땅속에 묻혀 있어야 할 소나무 뿌리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침식이 가속화 된다면 강풍과 집중호우에 쓰러질 가능성도 큽니다.
녹색연합이 설악산 주 능선인 단목령에서 마등령 사이 탐방로 30.2km 구간을 조사한 결과 177개 지점에서 다양한 형태의 훼손이 확인됐습니다.
침식이 진행된 곳의 평균 깊이는 20cm 심한 곳은 1.3m가 넘는 곳도 있습니다.
돌계단이 무너지면서 사고 위험이 커진 곳도 적잖고, 주변에 새로 샛길이 만들어지면서 노폭이 점차 넓어지거나 계곡처럼 깊게 파인 곳도 있습니다.
아고산대 식물이 사는 대청과 중청 일대는 마치 도로가 난 것처럼 탐방로 흙이 쓸려나가고 돌과 바위가 흉물스럽게 드러나 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탐방 압력이 아주 과도하고 그로 인한 훼손이 가속화돼 있고 지금이라도 탐방 압력을 분산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 대안이 필요….]
설악산 탐방객은 한 해 280만 명, 2년 뒤엔 오색케이블카까지 설치될 예정이어서 휴식년제나 탐방 예약제, 탐방로 정비 같은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허 춘, 화면제공 : 녹색연합)
흉물처럼 파이고 쓸리고…등산객 몰려 무너진 탐방로
입력 2024.11.18 20:55
수정 2024.11.1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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