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마약 투약 후 여자친구 살해 20대에 2심서도 무기징역 구형

검찰이 마약 투약 후 말다툼하다가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은 2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대전고법 제1형사부(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0대 남성 A 씨의 여자친구 살해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마약을 투약하고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했다"며 "피해자 생명을 앗아간 상황을 복구할 수 없으며, 범행 내용도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A 씨 측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하며, 이를 입증하고자 재판부에 정신감정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검찰 측은 "범행 당일 피고인이 평범하게 출근해서 근무하고 정상적으로 퇴근한 점, 범행 후 112 신고 당시 음성을 살펴보면 심신미약 상태로 볼 여지가 없기에 정신감정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맞섰습니다.

A 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범행 당시 마약을 투약하고 심신미약 상태였다. 행동분석 보고서에도 피고인이 환각과 환청에 따른 자유의사가 사라져 사실상 심신상실에 가까웠다"며 "심신미약 적용을 안 하더라도 정상적인 정신상태와 별개로 감경 요소로 고려돼야 하며, 우발적 범행 사실을 참작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최후 진술에 나선 A 씨는 "한순간에 어리석고 잘못된 행동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고 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았다"며 "기회를 준다면 저의 죄를 반성하고 속죄하며 살겠다"고 진술했습니다.

재판에 출석한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해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2차 가해한 피고인이 과연 진심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의 형벌을 내려 달라고"고 요청했습니다.

A 씨는 지난 4월 20일 오전 7시 30분 대전 서구 탄방동 다가구주택 원룸에서 여자친구 B(24) 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범행 이틀 전부터 필로폰 0.5ｇ을 세 차례 걸쳐 과다 투약해 격분한 상태에서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벌이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범행 직후 112에 신고 후 자수했으며,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1심 재판부가 징역 22년의 중형을 선고하자, A 씨는 사실오인·양형부당 등을 주장하며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선고일은 이달 29일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