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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2년 만에 1,400원 돌파…비트코인 연일 최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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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2년 만에 1,400원 돌파…비트코인 연일 최고가
▲ 12일 코스피는 49.09p(1.94%) 내린 2,482.57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18.32p(2.51%) 내린 710.52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2년 만에 종가 기준 1,400원을 넘어섰다.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오늘 국내외 금융시장을 강타했습니다.

미국 대선 이후 뚜렷해진 달러 강세에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1,400원을 돌파했고, '트럼프 수혜 자산'으로 지목된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거듭 경신했습니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도세에 코스피가 2% 가까이 하락해 2,500선을 내줬고, 대장주 삼성전자는 5만 3천 원까지 내려 4년 4개월 만에 신저가를 새로 썼습니다.

오늘(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8.8원 상승한 1,403.5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새벽 2시 종가는 1,401.0원으로 이미 1,400원을 넘어선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이뤄지는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400원을 넘은 것은 미 긴축 기조로 달러가 초강세였던 지난 2022년 11월 7일, 1,401.2원 이후 오늘이 처음입니다.

야간 거래는 올해 7월부터 시작됐습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21% 오른 105.72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장중 기준으로 지난 7월 3일 기록한 105.80 이후 4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달러 강세가 원화 약세와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 하원에서도 공화당 과반 확보가 유력해지며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는 레드 스윕' 실현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로 인한 트럼프 트레이드가 달러 강세, 원화 약세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주요 통화도 달러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11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1.0654달러로 0.61% 내렸습니다.

한때 1.0629달러까지 떨어졌는데, 지난 4월 중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05% 오른 153.79엔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은 모처럼 이른바 '불장'을 맞았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대선 유세 과정에서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은 데 따른 반응입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9만 달러에 육박한 수준으로, 10만 달러 돌파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오후 4시 50분 현재 전날보다 2.29% 오른 1억 2천736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미 대선 이틀 후인 지난 8일 종전 최고가인 지난 3월 14일의 1억 500만 원을 돌파한 뒤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인 알트코인도 덩달아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2위의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1.61% 상승한 480만 1천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4일, 488만 3천 원 이후 4개월 만에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도지코인, 시바이누 같은 이른바 '밈 코인'도 거래량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띄운 도지코인의 경우 1개에 500원대로 '동전주' 수준인데도 거래 대금이 비트코인을 앞섰습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이 추산하는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는 오늘 기준 87로, 지난 4월 이후 7개월여 만에 80선을 넘어 '극도의 탐욕'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그만큼 뒤처지는 공포인 포모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국내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한동안 마이너스(-)를 이어오던 '비트코인 김치 프리미엄 지표'는 오늘 플러스로 전환했습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실질적으로 공약을 이행할 가능성이 크고, 가상자산 산업 전반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국내 증시는 소외된 모습입니다.

오늘 코스피는 전장보다 49.09포인트, 1.94% 내린 2,482.57에 장을 마쳤습니다.

지난 8월 5일의 '블랙먼데이' 종가, 2,441.55 이후 3개월여 만에 2,500선 아래로 후퇴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천306억 원, 1천95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특히 반도체 업종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대장주 삼성전자가 5만 3천 원까지 하락해 지난 2020년 7월 10일, 5만 2천700원을 기록한 이후 종가 기준 최저가를 다시 기록했습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8.32포인트, 2.51% 하락한 710.52에 장을 마쳤습니다.

이런 상황은 간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3대 지수가 나란히 최고가를 쓴 것과 대조됐습니다.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크면서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고 트럼프 신정부에서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업종에 우려가 집중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충격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의 영향과 파괴력이 점차 약해질 수 있다"며 "이번 주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업종에 대한 불안이 진정되고, 수급상 외국인 선물 프로그램 매수가 들어올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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