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내 빌런 고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까지! 직장생활의 모든 것, 대나무슾에 털어놔 봅시다!
엊그제 2024년이 시작된 것 같은 느낌은 여전한데 벌써 11월, 이제 2024년도 두 달 남짓 남았다. 한 해를 시작했고, 이제 한 해를 정리하는 시기가 되니 쉼에 대한 생각을 한 번쯤은 정리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쉬는 것도 철저하게 계획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왕 쉰다고 생각했다면 미지근하게 쉬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쉬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 만한 쉼을 가지라는 의미인 듯하다. 끊임없이 수고하고, 삶의 무거운 짐을 지고 가야 할 인생인데 잠깐의 달콤한 휴식을 결정했다면 철저하게 쉬는 것에 집중하는 시간도 가져 보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역사상 경험할 수 없었던 가장 빠른 변화를 온몸과 온 마음으로 느끼며 살고 있다. 그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는 말이 과장은 아닌 듯싶다. 그러다 보니 잠시의 멈춤(pause)에도 무언가 모를 불안감이 몰려온다. 초를 다투는 기술의 발전은 우리에게 안락함을 가져다주었지만, 그 안락함을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까지는 허락하지 않는 듯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의 몸과 마음은 그만큼의 변화에 각성되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인의 생존 전략은 잠시의 틈 사이에서 여유를 찾고 각성한 몸과 마음에 조금이라도 쉼을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불현듯 하게 된다. 마치 운동선수가 훈련을 통해 필요한 신체의 전환 활동을 습득하는 것처럼 우리는 생존을 위해 활동과 쉼의 전환을 생활화할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들이 세상에 출시되면서, 느꼈든 느끼지 못했든 간에 세상은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나 역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세대에 포함된 것을 커다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메모를 정리하며 문서를 작성하기 시작했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면서 핸드폰은 손에서 뗄 수 없는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다.
다양한 기기들이 생활의 필수품이 되면서 삶을 이끌어가는 여러 가지 일들의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기다림이 최소화되고 있으며, 편리함은 무한히 확대되고 있다. 반면 그만큼의 삶의 여유와 공간이 사라지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단 한순간도 놓을 수 없는 삶의 유용한 도구가 짧은 틈 사이 쉼의 시간과 공간들을 빼앗아 버렸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대상을 빌어 변화의 단편적인 부분을 이야기했지만, 우리는 매일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변화를 감지하고, 이해하며, 적응하다 보면 또 새로운 것들이 우리를 흔들어 놓기에 우리는 늘 새로움에 민감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뒤떨어지면 따라가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에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직장인의 삶은 더더욱 복잡하고 불안하다. 인공지능, 로봇, 자동화 등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대체물로 인해 우리는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새로운 살길을 모색해야만 한다. 더불어 틈을 허락하지 않는 빠른 시스템과 프로세스는 무언가 정리되고 마무리라는 느낌을 가질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기술과 기계의 발전에 따른 시스템과 프로세스는 인간이 기계가 아님에도 맞춤표 후에 쉼표를 조금씩 삭제(delete) 시켜간다.
사실 우리는 이미 차버릴 대로 차버린 업무량과 속도를 버티고 있는 것 같다. 빠른 프로세스의 흐름 안에서 이미 우리는 인간이 따라가기 벅찰 정도의 속도감과 거기서 오는 중압감을 경험하고 있다. 빠른 적응과 무한대의 능력이 어딘가 존재한다고 해도 이 정도 되면 정상적인 범위는 이미 넘은 듯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시스템과 프로세스는 더 빠르고 더 많은 것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지속되는 효율화, 투여 인력의 최소화, 빠른 결과의 확인, 수치화 등은 조금 더 낮은 비용에 조금 더 높은 결과물을 요구한다. 그러다 보니 빠른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인력들은 기준 이하의 인력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미 그 기준이 버티기 힘들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는 것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댓글 아이콘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