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랑이는 2024년 4월 22일 국내에서 가장 작은 몸무게(260g)으로 태어났다. 예랑이는 출생 직후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져 24시간 집중 관리를 받았다.
260g.
국내에서 가장 작은 아기로 태어난 예랑이가 병원 생활 198일 만에 엄마 품에 안겨 집에 돌아갔습니다.
오늘(12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올해 4월 22일 출생 당시 체중이 260g으로 국내 최소, 세계에서 14번째였던 예랑이가 이달 5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습니다.
퇴원할 때 잰 몸무게는 3.19㎏으로 태어날 때보다 체중이 10배 넘게 늘었고, 이제는 기계장치의 도움 없이 혼자 숨도 쉽니다.
예랑이는 엄마와 아빠가 결혼한 지 3년 만에 찾아온 귀한 생명이었습니다.
예랑이의 존재를 확인한 날이 11월 11일이라 '(빼)빼로'로 불렸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줄 알았던 예랑이는 임신 21주 차부터 더 이상 자라지 않았습니다.
자궁 내 성장지연에 임신중독증까지 심해지면서 애초 개인병원에 다니던 예랑이 엄마는 대학병원을 거쳐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예랑이 엄마의 혈압이 점차 치솟고 복수까지 차오르면서 상황이 위태로워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예랑이는 엄마가 입원한 지 나흘 만인 4월 22일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났습니다.
성인 손바닥만 한 한 줌 크기였습니다.
예랑이는 출생 직후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져 24시간 집중 관리를 받았습니다.
호흡부전, 패혈성 쇼크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고 항생제, 승압제, 수혈 등 고강도 치료도 병행했습니다.
첫 번째 고비는 생후 한 달이 되지 않았을 때 태변으로 장이 막히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수술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작았던 터라 교수들이 돌아가면서 조금씩 태변을 꺼내면서 악화하지 않도록 돌봤고, 예랑이는 모두의 감격 속에 결국 첫 변을 봤습니다.
예랑이의 치료를 맡았던 양미선 교수는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 모두 예랑이가 첫 변을 본 순간을 잊지 못한다"며 "반드시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습니다.
태변을 본 예랑이는 몰라보게 호전돼 얼마 지나지 않아 인공호흡기를 뗐고, 스스로 숨을 쉬었습니다.
미숙아에 흔한 안과질환인 망막증도 합병증 없이 무사히 넘겼습니다.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들은 활달하게 버텨내는 예랑이에게 '일원동 호랑이'라는 별명을 붙여줬습니다.
예랑이보다 조금 더 크게 태어나는 500g 미만의 신생아도 생존율은 36.8%에 불과합니다.
예랑이처럼 300g 미만으로 태어나면 생존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지만, 기적의 생존을 보여줬다고 병원은 전했습니다.
예랑이는 퇴원 후 첫 외래 진료일이었던 전날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병원을 찾아 의료진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장윤실 모아집중치료센터 센터장은 "예랑이는 앞으로 태어날 모든 저체중 미숙아의 희망이 될 아이"라며 "의학적 한계 너머에서도 생명의 불씨를 살릴 더 많은 기회를 찾기 위해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삼성서울병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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