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을 막아 선 경찰을 향해 시위대가 의자와 탁자를 집어 던집니다.
성난 일부가 경찰을 구석에 몰며 팻말을 휘두르자 잠시 물러섰던 경찰도 다시 곤봉을 들고 전진하며 시위대를 진압합니다.
흥분한 시위대와 거리 행진을 막는 경찰 사이 충돌이 계속되면서 거리 곳곳에 불이 나고 아찔한 상황이 이어집니다.
일주일 전 최악의 홍수 참사를 겪은 스페인 남동부 발렌시아에서 토요일 밤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정부의 늑장대응과 무능에 분노한 주민들이 몰려 나와 '살인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주지사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최소 수만 명, 일부 언론에선 13만 명이 운집했다고 집계했습니다.
[안젤라 콰드리아/ 주민 : 지금 지치고 잠도 못 자고 몹시 불안하지만 (정부로부터) 답을 받아내기 위해서 왔습니다. 이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에요.]
지난달 29일 남동부를 휩쓴 기습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220명.
그중 대부분은 발렌시아주에서 발생했습니다.
1년치 비가 단 몇시간 만에 쏟아지며 기상청이 적색경보를 발령했지만 지역주민에게 안내 문자가 간 건 12시간이나 지나서였습니다.
마손 주지사는 중앙정부가 심각성을 미리 경고하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스페인 정부는 당시 네 번이나 전화를 하고서야 주지사와 연락이 닿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주민들의 분노는 중앙정부도 향해 있습니다.
지난 3일엔 스페인 국왕 부부와 총리가 최대 피해지역 중 하나인 발렌시아주 파이포르타를 찾았다 주민들로부터 욕설과 진흙, 오물 세례를 받았습니다.
토요일 시위는, 발렌시아시 외에도 수도 마드리드 등 스페인 전역의 다른 도시에서도 함께 벌어졌다고 외신들은 보도했습니다.
(취재 : 신승이 / 영상편집 : 신세은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D리포트] "살인자! 물러나라"…스페인 홍수 시위대-경찰 충돌
입력 2024.11.10 15:40
수정 2024.11.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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