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역주행하며 차량 여러 대를 들이받은 혐의로 붙잡힌 20대 운전자가 지금까지 면허를 딴 적이 없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어머니를 차를 몰래 끌고 나왔던 운전자는 사고를 낸 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시동을 어떻게 끄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김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서진 차들 뒤로 흰 승용차가 화단 위로 올라갑니다.
한 시민이 운전자에게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하지만 차는 후진을 하더니, 역주행해 오토바이를 들이받습니다.
그제(2일) 서울 테헤란로에서 20대 여성 A 씨가 차량 7대와 오토바이 1대를 들이받아 9명이 다쳤습니다.
이 사고 40분 전에는 송파구에서 유모차를 밀던 30대 여성을 치고 달아났습니다.
A 씨는 사고 직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차 박았어. 어떡해 엄마? 10대 박았어. (건드리지 말고 시동 꺼) 시동 끄는 걸 몰라. 어떻게 꺼!]
무면허인 A 씨는 송파구 어머니 집에서 신논현역 부근 자신의 집으로 어머니 차를 몰래 몰고 가다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어머니가 차를 따라가며 A 씨를 말리려는 모습도 CCTV에 포착됐습니다.
[A 씨 어머니 : 차 세우라고, 차 비상등 켜고 차 키 빼고 무조건 서 있으라고 그랬더니, '나 운전할 수 있어' (라고 무시했어요.)]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면증으로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운전학원에 다녔지만 면허를 따지는 못했고 사고 이전에도 여러 차례 어머니 차를 운전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무면허 운전과 도주치상 혐의로 구속영장 심사를 받았습니다.
[A 씨 : (사고 내고 왜 도주했습니까?) ……. (신경안정제 복용한 게 맞나요?) …….]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 씨가 복용한 약물의 정밀감정을 의뢰했습니다.
A 씨에게 약물운전 혐의가 적용되면, 기존 혐의보다 처벌이 더 강한 위험운전치상 혐의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오영택, 디자인 : 이준호, 화면제공 : 유튜브 잡다한자동차영상)
강남 한복판 역주행…7번 '쾅쾅' 치고 "엄마, 어떡해"
입력 2024.11.04 20:53
수정 2024.11.0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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