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늘(31일) 윤석열 대통령의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을 밝혀줄 물증을 확보했다며 윤 대통령이 취임 전날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통화한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원내대표단은 오늘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입증하는 물증을 민주당이 공익제보센터에 들어온 제보를 통해 확보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민주당에 따르면 해당 통화는 2022년 6월 재보선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기 직전인 그해 5월 9일에 이뤄진 것이며, 이튿날인 10일 국민의힘이 실제로 김 전 의원을 공천했다고 말했습니다.
2002년 5월 9일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은 다음날 공식 취임했습니다.
재생된 파일에는 당시 윤 대통령이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음성이 담겼습니다.
이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다. 고맙다"고 답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재보선에서 경남 창원의창에 공천받아 당선됐고, 이 과정에서 명 씨와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야권을 중심으로 계속 제기된 바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어 명 씨가 제삼자에게 자신과 윤 대통령의 통화 내용에 관해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 녹음 파일도 공개했습니다.
이 파일에서 명 씨는 "지 마누라(김건희 여사)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님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님이 이렇게 아침에 놀라서 전화 오게 만드는 오빠가 대통령으로 자격이 있는 거야?'(라는 언급을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명 씨는 그러면서 "처음에 무슨 말이 많은지 (대통령이)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마누라보고 얘기하는 거야"라며 "장관 앉혀라, 뭐 앉혀라, 아무것도 모르는데 이거 앉혀라, 저거 앉혀라 (하니까 대통령이) 안 한 거야. (그랬음에도) 마누라 앞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라고 주장했습니다.
명 씨는 "(대통령과 통화를) 끊자마자 마누라(김 여사)가 전화가 왔다"며 "(김 여사가) '선생님, 윤상현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오십쇼' 이렇게 하고 전화를 끊은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당시 재보선 공관위원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명 씨는 공천 당일인 5월 10일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해당 음성파일의 진위에 대해 "당에서 책임을 지고 확인했다" 밝혔습니다.
이어 "제보자의 신원을 지금 공개하지는 않겠다. 신변 보호 절차를 밟고 있다"며 "(통신비밀보호법 저촉 여부 등) 법률 검토를 받은 것으로 아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국민이 판단하실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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