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렛 스티븐스는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다.
"선거인단 때문이다, 여전한 백인들의 인종 차별이다, 흑인들 사이에 엄존하는 성차별이 문제다, 결국 바이든이 너무 인기가 없었다."
다음 주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가 패한다면 민주당 지지자들이 손쉽게 꺼내 지목할 만한 원인이다. 결점투성이에 끔찍이 싫어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트럼프 같은 후보를 상대로 선거에서 (또) 진다면 패배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테니, 그만큼 변명을 댈 다양한 구실이 필요할 거다. 아니면 해리스가 처음부터 믿음직스러운 카드는 아니었다는 후회 섞인 볼멘소리도 새어 나올 거다. 펜실베이니아의 조시 샤피로나 미시건의 그레첸 윗머처럼 젊고 인기 많고 유능한 주지사를 내세웠다면 이길 수 있었을 거란 생각도 들 거다.
하나같이 일리 있는 지적이지만, 전부 다 훨씬 더 중요한 결정적인 원인 한 가지를 간과했다. 바로 정부, 학계, 언론을 주름잡고 있는 진보 진영 사람들이 오늘날 정치하는 방식이다. 진보 진영이 하는 말과 거기 깔린 전제를 하나하나 자세히 뜯어봤다.
잘난 척하는 정치(The politics of condescension)
예를 들어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자료에 따르면, 흑인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은 도널드 트럼프 재임 중에 가파르게 오르다가 바이든 행정부 아래서는 거의 정체됐다. 이렇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는 설명을 놔두고 굳이 누군가를 꾸짖고 모욕 주는 논리를 찾는 이유는 뭘까?
낙인찍기 정치(The politics of name-calling)
생각해 보라. 세상에 어떤 유권자가 자신을 콕 짚어 비난하는 이들한테 표를 주겠는가? 트럼프 지지자의 절대다수는 단지 바이든과 해리스가 집권한 지난 4년이 미국에 좋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현재 진보 진영은 상대방을 조롱하고 깎아내리지 않으면서 건설적으로 토론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가스라이팅(The politics of gaslighting)
물론 해리스에 대한 이들의 평가가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막상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 보면 걱정되는 지점이 없지 않다. 해리스는 제한적인 주제에 관해 미리 준비된 논점은 잘 대답하지만, 그 이상 깊게 들어가면 이야기를 잘 풀어가지 못하는 것 같다. 또 해리스가 경험이 많다지만, 정말 본인이 키를 쥐고 이뤄낸 정치적인 성과나 주도적으로 법을 제정하고 집행한 사례는 많지 않다.
고집불통의 정치(The politics of highhandedness)
그러나 모두 알다시피 이번 선거는 워낙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어 몇 안 되는 부동층 유권자들의 선택이 승패를 가를 수도 있는 선거다.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정당을 자처하는 민주당이 정작 민주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추대한 후보로 선거를 치르는 모습에 마음이 떠난 유권자가 많다면 이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댓글 아이콘댓글